[동십자각]COP28, 기후위기 속 성과 절실하다

박준호 기자 2023. 12. 3. 17: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류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4도 올라가는 극단적 상황을 면할 만큼 진전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기후위기의 마지노선인 2도 상승을 억제한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이미 잔에 물이 반은 차 있습니다."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으로서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는 2일(현지 시간) CNBC에서 인류가 심각한 온난화 한계점을 넘길 것이라며 이렇게 경고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준호 국제부 차장
[서울경제]

“인류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4도 올라가는 극단적 상황을 면할 만큼 진전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기후위기의 마지노선인 2도 상승을 억제한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이미 잔에 물이 반은 차 있습니다.”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으로서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는 2일(현지 시간) CNBC에서 인류가 심각한 온난화 한계점을 넘길 것이라며 이렇게 경고했다. 올 초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이용자들과의 대화에서 2015년 파리협정의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 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한 데서 더 후퇴한 것이다. 비관적 상황일지라도 인간과 기술에 대한 믿음 아래 낙관론을 펴온 게이츠지만 이번에는 “목표보다 더 높은 온난화에 ‘적응’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 제28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8)도 이런 위기감 속에 출발했다. 올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되리라는 전망 속에 산불·홍수·폭염 등 기상이변에 따른 심각한 인명 피해까지 겹쳤다. 그런 만큼 이번 회의의 전 세계 참석자가 역대 최대인 8만여 명일 정도로 관심이 컸다.

이를 반영하듯 발표되는 정책 수준도 이전보다 강력해졌다. 선진국이 다량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에 발생한 기후변화로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에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이 개막일에 국가별 출자 계획과 함께 출범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도국이 기후변화로 받는 피해 규모는 연간 4000억 달러다. 미국·영국·프랑스·한국 등 22개국은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 용량을 3배로 늘린다는 협약에 서명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3배로 늘리는 협약에도 미국·유럽연합(EU) 등 117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슈퍼 오염 물질’로 꼽히는 온실가스 메탄의 배출량을 2038년까지 15년간 8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29개국의 에너지 업체 50곳은 2050년까지 유전·가스전 개발 과정의 전면 탈탄소화 헌장에 서명했다.

하지만 항상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에 1억 달러를 출연하는 독일은 중국 등 신흥국과 중동 산유국에 공개적으로 참여를 요구했으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0%를 차지한 중국은 되레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회의 기간에 발표된 정책들도 구속력은 없다. BBC 등 외신들은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도 화석연료의 ‘감축’이냐 ‘퇴출’이냐를 두고 신경전이 거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후 문제에 대해 좀 더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물이 나오기를 바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상황을 용인할 여유가 없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