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순자산 120조 돌파…공모펀드는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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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이 12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의 순자산은 날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120조원을 돌파했다.
ETF 순자산총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6월 말에 상장된 ETF 종목 수가 733개였는데, 5개월여 만에 803개 종목으로 70개가 늘었다.
2020년 말 ETF의 순자산총액이 52조원에 불과했을 때 이미 공모펀드 순자산총액은 100조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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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는 환금성 등 불리
연초대비 5조 감소한 82조
美선 35%가 ETF로 전환
국내에서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이 12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의 순자산은 날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한때 100조원이 넘던 공모펀드는 80조원까지 순자산이 줄었다. ETF는 주식처럼 투자자가 직접 매일 계좌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데다 채권·금리·섹터 등이 다양화되는 데 비해 공모펀드는 시장 상황에 투자자가 즉각 대응할 수 없고 환금성이 낮아 점점 외면받는 분위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12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10월 말 108조7000억원과 비교해도 12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6월 100조원의 순자산총액을 돌파한 뒤 5개월 만의 기록이다.
ETF는 시장을 대표하는 다양한 지수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펀드로, 상품이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10월 14일 4개 종목, 순자산총액 3552억원으로 첫발을 뗀 뒤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2011년 11월 순자산 10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 12월 50조원을 달성했다. 이후 3년 반 만에 100조원 규모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 기준 2조9000억원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다.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월 말에 비해 4652억원이 늘었고, 거래량도 3억6000만주로 전월 대비 2617만주가 더 증가했다.
ETF 순자산총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6월 말에 상장된 ETF 종목 수가 733개였는데, 5개월여 만에 803개 종목으로 70개가 늘었다. 올해 하반기에만 월평균 14개의 신규 ETF가 상장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로, 다양한 종목이 담겨 있어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일반 펀드와 비교해 비용이 적게 든다. 추종하는 지수나 편입 종목에 따라 주식뿐 아니라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상품군에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TF가 꾸준히 성장하는 데 반해 공모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계속됐다. 2020년 말 ETF의 순자산총액이 52조원에 불과했을 때 이미 공모펀드 순자산총액은 100조원 수준이었다.
이후 2021년 말 112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ETF의 성장과 반비례해 꾸준히 규모가 줄었다. 2022년 말 84조원까지 줄어든 자산은 올해 초 87조원으로 시작해 지난달 말 82조원대까지 5조원이 감소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예전에는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서 공모펀드에 가입했다. 이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쉽게 주식이나 ETF를 사고파는 게 대중화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공모펀드보다 ETF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공모펀드에서 ETF로 전환된 비중이 2010년 10% 정도였다면 지금은 35%까지 커졌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하는 공모펀드라고 해서 수익률이 월등하지 않다는 점도 공모펀드의 인기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연초 이후 수익률 50%를 넘긴 상위 ETF 종목이 27개인 데 비해 공모펀드는 12개에 그쳤다. KG제로인에 따르면 ETF와 공모펀드의 올해 수익률 1위 상품은 둘 다 70%가 넘는 수익을 거뒀으나 ETF 수익률이 15%포인트 더 높았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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