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SK가 콜옵션 포기로 잃은 것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입력 2023. 12. 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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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스퀘어가 자회사 11번가에 대한 콜옵션(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자본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SK스퀘어가 해당 옵션을 버리면 FI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권)을 써서 SK스퀘어 보유 지분(82%)을 포함한 11번가 주식 전체를 시장에 강제 매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투자에서 콜 앤드 드래그가 의미하는 건 '설마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아서 11번가를 강제 매각하도록 내버려두겠느냐'는 메시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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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스퀘어가 자회사 11번가에 대한 콜옵션(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자본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회사가 보유한 선택권(옵션)을 스스로 포기한 게 왜 이토록 화제가 될까.

2018년 SK스퀘어는 국민연금 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5000억원을 유치하기 위해 몇 가지 약속을 걸었다. 하나는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성공시켜 FI가 주식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만약 IPO에 실패하면 SK스퀘어는 콜옵션을 활용해 FI가 보유한 11번가 지분(18%)을 되사올 수 있다. SK스퀘어가 해당 옵션을 버리면 FI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권)을 써서 SK스퀘어 보유 지분(82%)을 포함한 11번가 주식 전체를 시장에 강제 매각할 수 있다. 위의 두 가지를 합쳐 콜 앤드 드래그 옵션이라고 한다.

계약 당시 기업과 투자자 모두 5년 뒤 IPO에 성공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확실한 목표인지 잘 이해했다. 그렇기에 투자자를 보호할 장치가 필요했는데, 그것이 콜 앤드 드래그였다. 시장에서는 해당 옵션을 '콜이나 드래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다.

콜을 반드시 행사하겠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였다. 사실 FI로서는 보다 확실하게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풋옵션(매도권)을 다는 편이 안전했다. FI가 풋옵션을 쓰면 SK스퀘어는 FI 지분을 반드시 재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풋옵션은 대주주 SK스퀘어의 부채로 인식되기에, 대주주 부담을 줄여주는 차원에서 콜 앤드 드래그를 설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이 투자에서 콜 앤드 드래그가 의미하는 건 '설마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아서 11번가를 강제 매각하도록 내버려두겠느냐'는 메시지에 가깝다.

그간 여러 투자자가 SK그룹의 자본 조달에 참여해온 핵심 이유는 SK란 이름이 주는 믿음에 있었다. 이제 시장에는 SK 정도 되는 대기업과 협업해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선례가 남았다. SK가 강조해온 '이해관계자의 신뢰와 공감'이 무엇인지 재고해봐야 할 때다.

[박창영 컨슈머마켓부 hanyeahwe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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