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제 약으로 잡는다" 내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활짝'

김도윤 기자 2023. 12. 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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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정식으로 승인받은 데 이어 내년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허가도 기대된다. 치매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으로 신약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선 항체치료제 생산 역량을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단 분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허가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켐비는 올해 하반기 미국과 일본에서 정식으로 승인받았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국, 호주, 브라질 등에 허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 이르면 내년 1분기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한 종류로,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0%에 해당한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이상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 신경세포가 사멸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2020년 5430만명에서 2030년 747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 환자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며 일상생활에 비교적 큰 어려움을 겪는다.

레켐비가 미국 FDA로부터 허가받은 첫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아니다. FDA는 2021년 6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을 조건부 승인했다. 하지만 아두헬름은 임상시험에서 고용량군(10mg/kg)에 한해 일부 효능을 확인하며 유효성 논란이 일었고 부작용 우려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시장에 침투하는 데 애를 먹었다.

반면 레켐비는 미국 FDA 정식 승인을 거쳐 공보험에 등재되면서 점차 의료 현장에서 처방이 늘고 있다.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 위약군 대비 인지 저하를 27%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월 27일 기준 누적으로 800명에게 투약했다. 미국 공보험 등재와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 대한 급여 제한 폐지로 접근성이 높아져 향후 처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자이는 레켐비 투약 환자를 내년 3월까지 1만명, 2026년까지 10만명으로 늘리겠단 목표다. 2030년 매출 목표는 70억달러(약 9조원)다. 내년엔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레켐비 피하주사(SC) 제형의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의 승인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재 미국 FDA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허가 결정 기한은 내년 1분기다. 도나네맙은 유효성 측면에서 레켐비보다 우월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인지 저하를 위약군 대비 35~36% 지연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알츠하이머는 2024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라며 "레켐비의 공보험 등재와 아밀로이드 PET 보험 커버에 따라 알츠하이머 시장 성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내년 1분기 도나네맙의 허가와 레켐비 SC 허가 신청이 예정돼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개화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전망"이라며 최대 수혜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2032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4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도나네맙 개발사인 일라이릴리, 레카네맙(레켐비) 공동 개발자인 바이오젠과 수주 계약을 통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추후 알츠하이머 치료제 수요 증가에 따른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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