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엑스포 실패에 "우리 외교 실력이라 생각 안 해"

KBS 일요진단 라이브…"더 일찍 시작했으면"
"북 정찰위성, 군사 가치 높은 사진 아닐 수도"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3일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우리 외교 실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조 실장은 이날 오전 한국방송공사(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29표가 우리나라 외교 현주소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쪽도 있다'는 질문에 "좋은 결과가 못 나와 할 말은 없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조 실장은 "(엑스포 유치전이) 늦어서 이미 다른 쪽에 지지 약속을 해놓은 나라를 바꾸기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패인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우리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되고 여러 중요한 국제기구에 다 들어간다"며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을 통해 인태 지역 주도 세력으로 확실히 자리 잡은 걸 보면 우리 외교 실력이 이것밖에 안 된다, 이건 아니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1차 투표에서 지지표 확보에 실패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조금만 더 일찍 시작해 상대국보다 먼저 찾아갔으면 우리를 지지할 나라들도 꽤 많이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빙으로 내다봤던 예상이 빗나간 부분에 관해서는 "1차 투표에서 우리가 쫓아가다 보니까 사우디가 막판에 총공세를 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실장은 "지난 정부에서는 북한에 올인(All-in)을 하다 보니까 전문가 중에서는 우리 외교가 한반도에 갇혔다고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표방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결과와 무관하게 전략적으로 사고해 이런 나라들과 협력 사업을 확대해 주춤했던 대한민국의 글로벌 외교를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리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 후 북한이 사실상 합의 파기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감시초소(GP) 복원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조 실장은 "유엔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우리는 과학화 장비가 다 들어가 있는 GP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만들 수는 없고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북한이 성공을 주장하는 제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두고는 "사진이 그렇게 고도의 해상도를 가진 군사적인 가치가 높은 사진은 아닐 수 있겠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라고 밝혔다.

최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딸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서 자주 포착되는 것에 관해서는 후계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조 실장은 "얼마 전까지는 '김주애가 후계자일까'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아마 김주애가 후계자일 것 같은데, 맞는가'라고 따져보는 단계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대중관계를 두고 조 실장은 내년 상반기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을 점치면서 "한중 간에 새로운 상호존중에 기반한 관계가 잘 안착하려면 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실장은 '잦은 순방에도 성과는 미약하다는 얘기가 있다'는 말에는 "억울하다"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올해는 많을 수밖에 없었고 또 순방에서 얻은 성과들이 많다"고 답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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