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썰’ 많았던 삼성 인사…뚜껑 막상 열어보니 [방영덕의 디테일]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입력 2023. 12. 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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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한국잡월드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 참석에 앞서 청소년 직업체험관 우주센터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관리의 삼성’도 각종 ‘카더라 통신’을 막긴 어려웠습니다. 지난해 10월 10년간의 ‘부회장’이란 꼬리표를 떼고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실적 반적을 위해 올 연말 인사 때 ‘메스’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죠.

가전 사업의 올해 영업이익이 경쟁업체인 LG전자에 크게 뒤졌고, 반도체 부문이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는 점은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에 준하는 전사 컨트롤타워 설립 얘기도 꾸준히 나왔습니다.

삼성전자의 인사 시기는 보통 12월초에 이뤄집니다. 그러나 올해는 한 주 앞당겨 사장단 인사 발표가 이뤄졌습니다.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인사 관련 여러가지 설(說)로 인한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에는 시의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변화보단 안정...‘한종희-경계현’ 투톱체제 유지
한종희(사진 왼쪽)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겸 DX부문장, 생활가전사업부장,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 겸 DS부문장. [사진출처 = 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사장 승진 2명, 업무변경 3명 등 5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사장 승진만 7명, 업무변경 2명 등 총 9명 규모로 변화를 줬던 지난해 사장단 인사보다 그 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실적 부진 탓에 한 때 ‘교체설’까지 나돌던 한종희 경계현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는데요. 대신 한종희 부회장은 그 동안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임해 지나치게 많은 책무를 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는데, 이번 인사를 통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떼어 내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유임 여부가 주목됐던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 역시 자리를 지켰습니다. 올해 반도체 부문 적자가 현 경영진의 실책이나 실기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불가항력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SAIT(옛 종합기술원) 원장도 겸임하게 됐습니다.

DX 부문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과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DS 부문의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등도 모두 유임됐습니다.

‘별 중의 별’ 삼성 사장단 합류한 2명은 누구?
용석우(사진 왼쪽)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김원경 삼성전자 Global Public Affairs실장(사장). [사진출처 = 삼성전자]
상당히 보수적인 인사였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만큼 ‘별중의 별’, 삼성전자 사장단에 새롭게 합류한 승진 대상자 2명에게 관심이 쏠립니다.

용석우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과 김원경 삼성전자 DX부문 경영지원실 글로벌 대외협력(Global Public Affairs)팀장 부사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용석우 신임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TV 사업 성장에 기여한 차세대 리더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용 신임 사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중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첫 1970년대생 사장이란 타이틀까지 챙겼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TV 시장 점유율 18년 연속 1위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용 신임 사장을 통해 TV사업의 1위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김원경 신임 사장은 외교통상부 출신의 대외협력 전문가입니다. 지난 2012년 3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글로벌마케팅실 마케팅전략팀장,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을 거쳐 2017년 11월부터 글로벌 대외협력팀장을 지냈습니다.

특히 김 사장은 이재용 회장이 해외 출장길에 오를 때 지근거리에 있는 인물로 삼성의 ‘외교통’으로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풍부한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내년 M&A 신호탄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 [사진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습니다. 기획단 수장으로 임명된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은 반도체와 배터리 전문가 입니다.

일각에선 신설된 기획단을 두고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 부활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삼성 측에서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미래사업기획단의 주요 업무는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신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키울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하는 일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입니다.

미래사업기획단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조직이 과거에 있었습니다. 신사업추진단입니다. 신사업추진단은 2010년 발족해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 의료기기 등 현재 그룹의 주력으로 떠오른 신산업을 포함한 ‘5대 신수종 사업’을 발굴했는데요.

신사업을 가장 빠른 시일안에 키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인수합병(M&A)이기도 합니다. 한종희 부회장은 2021년 1월 공개적으로 3년 내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수준의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현재 대규모 M&A를 진행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자금 여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당장 활용 가능한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5조1000억원에 달합니다.

‘제2의 반도체·바이오’를 찾겠다는 삼성전자 행보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립니다.

143명 임원 승진... 30~40대 다수 발탁
[사진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에 이어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해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4명 등 총 143명을 승진시켰습니다.

젊은 리더와 기술인재 발탁을 통한 세대교체가 눈에 띕니다.

마이크로 LED TV, 8K, QLED 등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성공적으로 리딩한 손태용 디바이스경험(DX)부문 VD사업부 마이크로 LED 팀장과 갤럭시 S시리즈, 폴더블 등 주력 제품 하드웨어(HW) 개발을 주도한 김성은 DX부문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2팀장 등 경영 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갖춘 리더들이 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또 현상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CTO 반도체연구소 차세대공정개발실장 등 SW 전문가와 차기 신기술 분야 우수 인력을 비롯해 여성 신임 임원 6명, 외국인 신임 임원 1명이 승진자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는데요.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한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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