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백화점은 안 돼’ 징크스 깼다…‘더 현대’ 성공 비결은?

개점 3년 차 연 매출 1조 달성…역대 최단 기록
‘쇼핑 공간’ 아닌 ‘머물고 싶은 경험 공간’ 마케팅

더현대 서울의 ‘사운즈포레스트’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여의도 상권에 백화점은 안 된다’는 통념을 깨고 훨훨 날았던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개점 3년차(33개월) 만의 기록으로 백화점 업계 역대 최단 기록이다.

현대백화점은 3일 “올해 더현대 서울의 매출이 지난 2일 기준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 2021년 2월26일 문을 연 뒤 매출 67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9509억원을 올렸으며, 올해 1월부터 12월2일까지 매출 1조41억원을 달성했다.

더현대 서울의 성공은 ‘공간 마케팅’ 성공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백화점을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경험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시도가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한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더현대 서울은 ‘오프라인의 재발견’ ‘공간 경험 가치의 극대화’ 등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단기간 1조원 돌파 기록을 거둔 데는 글로벌 수준의 상품기획 역량과 더현대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케이(K)패션 브랜드 등 참신한 콘텐츠 발굴 노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더현대 서울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 매출 증대’도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직전 연도와 비교해 작년엔 731.1% 증가했고, 올해 1~11월에는 891.7%가 늘었다. 이는 올해 현대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 평균 신장률(305.2%)의 3배에 달한다.

특히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구매 고객 중 2030 비중은 72.8%나 됐다. BTS(3월), 르세라핌(5월), 아이브(6월), ITZZY(8월), 블랙핑크(9월) 등 케이팝 스타의 팝업스토어를 계속해서 연 까닭으로 보인다.

이 밖에 전체 영업 면적의 절반을 실내조경 및 고객 휴식 공간으로 꾸며 ‘머물고 싶은 곳’으로 꾸민 점, ‘마뗑킴’과 ‘시에’(SIE) 등 2030세대가 좋아하는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처음으로 유치한 점 등도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더현대 서울 쪽은 “루이뷔통이 연말께 오픈할 예정이고,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해 개발한 단독 매장 등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라며 “더현대 서울의 성공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찾는 해외 기업도 늘어 벤치마킹 프로그램에 일본(루미네·한큐), 멕시코(엘 팔라시오 데 이에로), 태국(시암 파라곤) 등 여러 나라의 쇼핑몰 관계자들이 참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