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얼죽아’? 난 ‘얼죽숏’…숏패딩, 12월 추위를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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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박아무개씨는 최근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외투 장만을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가 고민에 빠졌다.
방한이라는 목적을 생각하면 몸을 더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긴 패딩을 사야 했지만, 올해 유행템은 '숏패딩'이기 때문이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로 매출 한파를 겪던 백화점도 '숏패딩' 덕에 오랜만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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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뗐다 붙이거나 뒤집는 ‘실속템’ 출시
40대 직장인 박아무개씨는 최근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외투 장만을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가 고민에 빠졌다. 방한이라는 목적을 생각하면 몸을 더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긴 패딩을 사야 했지만, 올해 유행템은 ‘숏패딩’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짧다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하체가 시릴까 봐 걱정도 되지만 시류에 뒤떨어지는 것처럼 보일까 봐 숏푸퍼를 샀다. 중학생 딸이 빌려 입겠다고 나서는 걸 보니 유행은 유행인가보다”고 말했다.
‘생존템’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롱패딩의 시대가 저물고 숏패딩의 시대가 도래했다. ‘얼죽숏’(얼어 죽어도 숏패딩)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검은 롱패딩 대신 알록달록하고 광택감이 있는 숏패딩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로 매출 한파를 겪던 백화점도 ‘숏패딩’ 덕에 오랜만에 웃었다.
3일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7~30일까지 연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 보다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겨울 외투를 장만하려는 수요가 늘어 패션 부문 매출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올겨울 숏패딩 인기에 힘입어 아웃도어 매출이 45%나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정기세일 기간 매출이 지난해 보다 23%나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쪽은 “세일 초반인 사흘간은 신세계그룹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쓱데이’와 겹쳐 매출 증가 폭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역시 스포츠(36.7%), 영패션(23.2%), 여성패션(22.0%) 등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22.6% 증가했다. 기간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최고 기온이 영상이었던 17~23일 매출은 9.2%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한파가 닥친 24일 이후 매출 신장률이 31.1%로 높아졌다. 영패션(49.7%), 스포츠(27.5%) 매출 증가세가 특히 높았다.
백화점 3사의 정기세일 매출 증가율이 20%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그만큼 한파와 인기템의 변화가 백화점 매출에 큰 영향을 준 셈이다.
패션업계에서는 풍성한 볼륨감과 짧은 기장감이 돋보이는 ‘푸퍼’ 형태의 숏패딩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 아이디어를 가미하고 있다. 떼거나 붙이거나 뒤집어 입어 한 벌로 여러 벌의 효과를 내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몸판의 상하단을 탈부착할 수 있게 만들어 롱패딩과 숏패딩으로 변형 가능한 점퍼, 안쪽은 화려하게 바깥쪽은 솔리드로 만들어 뒤집어 활용할 수 있는 리버시블 점퍼, 스커트와 패딩 블랭킷으로 두 가지 연출이 가능한 투인원 스커트 등의 제품도 등장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행이 변했으나 고물가 탓에 선뜻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실용성을 강조한 아이디어 상품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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