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SOXL…미·중 반도체 갈등 속 외인은 삼전·SK하이닉스 앞다퉈 매수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3. 12. 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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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한 달 순매수 80%가 반도체
1위는 삼성전자·2위는 SK하이닉스
한국인은 반도체 3배 레버리지 베팅
인기 1위 SOXL, 한달 새 26% 급등
美상무장관, 中 AI반도체 강경 발언
“눈만 뜨면 미국 제재를 피하려 해”
엔비디아의 中수출용 AI칩도 지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
미·중 양국 간 인공지능(AI) 등 첨단 반도체 견제 의지가 또 다시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앞다퉈 반도체 관련주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달 3일 집계를 보면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해외증시에서 한국 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스(SOXL)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한국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이 최근 두 달간 D램·낸드 시세 오름세에 주목하며 내년 반도체 경기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 달(11월 3일~12월 1일) 기준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액은 2조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2위는 SK하이닉스(6790억원)다.

두 종목 순매수액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달 순매수한 금액(3조3700억원)의 80%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D램과 낸드 등 반도체 시세가 오른 데 따른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달 30일 ‘2023년 수출입 평가 및 2024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반등에 힘입어 내년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3년만에 흑자(140억 달러) 전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1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5%, 5% 올랐다.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고위험 ETF SOXL 한달 시세
한편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컨덕터 불 3X 셰어스’(SOXL)를 집중 매수했다.

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ETF 를 총 9722만달러(약1263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해당 종목은 최근 한 달 간 약 26% 올랐다.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와 AMD는 같은 기간 약 4%, 8% 올라섰다.

해외주식 순매수 2위는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FT)다.

지난 달 15일 회사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연례 행사인 ‘이그나이트 2023’을 열고 자체 개발한 AI용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마이아100’ 과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코발트100’을 공개하면서 반도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해당 종목은 최근 한 달 새 6% 올랐다.

엔비디아 최근 한 달 주가 흐름
다만 미·중 양국 갈등에 따른 반도체 시장 리스크는 꾸준히 부각되는 분위기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2일(이하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레이건 국방 포럼에 참석해 “중국은 눈만 뜨면 매일 같이 우리의 수출통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으려 한다”면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미국 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주요국들이 본격적인 집단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엔비디아(NVDA)를 언급하면서 “중국 AI 산업에 도움이 되는 반도체 칩을 설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만 바로 다음 날 제재할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작년 하반기 상무부의 AI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 움직임에 대응해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AI 반도체 설계한 데 이어 추가로 수출 통제를 적용받지 않는 AI용 ‘H20’ 칩 출시를 준비하는 데 대한 견제 발언이다.

미국 기업들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탓에 단기적으로는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이 반도체 자급력을 키우면 오히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에서다.

이어 러몬도 장관은 AI 반도체 외에 생명공학과 클라우드 컴퓨터, 슈퍼컴퓨터와 관련해서도 대중 수출 통제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지급 대상을 ‘매우 곧’ 공개할 것이라면서 이달 내 첫 발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발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러몬도 장관은 “미국이 중국 첨단 반도체를 효과적으로 제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우리의 반도체 발전 관련 예산은 2억달러에 불과한데 이는 전투기 몇 대 가격밖에 안된다”고 미국 내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네덜란드와 일본 등에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같은 (첨단 반도체) 관련 도움을 구할 수 있다면 미국의 제재 무슨 실효성이 있겠는가”라면서 다자주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증시에서 중국 대형 파운드리 SMIC 주가 한달 흐름
미국 상무부 측의 이같은 견제 발언은 지난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약 3년 만에 상하이를 방문해 반도체 관련 사항을 점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나왔다.

방문 동안 시 주석은 과학기술 혁신 전시회장과 장장 하이테크 AI 공원을 찾아 AI 산업을 점검했으며 상하이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반도체 기업인 중국 파운드리 SMIC, 화훙 그레이스, 윌세미컨덕터 관계자들을 접견해 ‘반도체 굴기’ 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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