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떠난 송은범, 현역 포기하지 않았다… 방출생 대성공 계보, 후계자 기회가 있을까

김태우 기자 2023. 12. 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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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송은범은 아직 현역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혜미 기자
▲ 방출 후 SSG에 입단해 2년간 대활약을 펼친 노경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10년 사이 KBO리그에 육성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마운드의 베테랑 불펜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선발의 아성은 시장에서도 유효하다. 수준급 마무리와 불펜 자원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있다. 그러나 어중간한 베테랑 불펜 투수들은 찬바람을 맛보는 경우가 많았다. 구단들은 빠른 시간 내에 젊은 선수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023년 시즌이 끝난 뒤 LG의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 즉 방출된 베테랑 우완 송은범(39)도 어쩌면 그런 케이스다. 2019년 LG로 이적한 뒤 송은범은 팀 내 핵심 불펜으로 자리했다. 2019년은 63경기, 2020년은 56경기에 나갔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기량 저하로 점차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고 급기야 올해는 1군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미 지난해부터 송은범의 자리를 젊은 선수들이 잠식하기 시작했다. 구단 또한 그런 흐름에 굳이 손을 대려 하지 않았다. 올해는 사실상 1군 전력 제외였다. 대신 다른 투수들이 1군에 자리를 잡았고, 송은범의 공백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 샐러리캡 압박을 받고 있는 LG로서는 송은범의 방출이 기정사실화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방출 통보 이후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하고 다른 길을 찾고 있는 몇몇 선수와 달리 송은범은 아직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몸 상태에 대해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직 충분히 더 던질 수 있고, 구단들이 2024년 전력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빈자리가 발견된다면 보험 차원에서 영입할 만한 선수가 될 수도 있다.

팀마다 불펜 사정이 다 같지는 않다. 불펜이 좋은 LG에서 방출된 선수라고 하더라도, 불펜이 약한 다른 팀에서는 솔깃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들 베테랑 투수들에게는 경험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타 팀에서 방출된 베테랑 불펜 투수를 영입해 쏠쏠히 재미를 보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2년만 해도 굵직한 이름이 네 명이나 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단순한 성적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롯데에서 방출됐던 우완 노경은(39‧SSG)은 방출 직후 몇몇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던 선수였다. SSG가 입단 테스트를 제안했고, 합격점을 받은 뒤 연봉 1억 원에 계약했다. 방출 선수에게 너무 후한 대접을 해줬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제3의 전성기를 열며 SSG 마운드의 버팀목이 됐다.

노경은은 올해 76경기에서 83이닝을 던지며 9승5패2세이브30홀드 평균자책점 3.58의 맹활약을 펼치는 등 방출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최근 2년간 117경기에서 162⅔이닝을 던지는 대활약을 선보였고, 이 기간 평균자책점도 3.32에 불과하다. SSG 마운드의 핵심 셋업맨이다.

▲ 김상수는 지난해 방출선수 시장에서 롯데에 대박을 안겼다 ⓒ곽혜미 기자
▲ LG 불펜에서 헌신적인 활약을 펼친 김진성 ⓒ곽혜미 기자

노경은과 비슷한 시기에 방출됐던 우완 김진성(38‧LG) 또한 자신의 활용 가치가 건재하다는 것을 지난 2년간 증명했다. 특히 팀이 통합우승을 차지한 올해 활약이 빛났다. 무려 80경기에 나가 5승1패4세이브21홀드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날아 올랐다. 등판 시점을 가리지 않고 묵묵하게 나가는 등 어린 불펜 투수들의 보호막 임무까지 했다는 찬사를 받는다. 방출 후 2년간 성적은 147경기(128⅓이닝)에서 2.59다.

지난해 SSG에서 방출된 우완 김상수(35‧롯데)도 성공 케이스다. 잘 나가는 중간 투수에서 FA 계약 후 내리막을 걸은 김상수는 올해 롯데와 연봉 1억1000만 원에 계약했다. 역시 연봉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67경기에서 52이닝을 던지며 4승2패1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해 연봉의 몇 배 값어치를 해냈다. 롯데 불펜의 버팀목 중 하나였다.

임창민(38‧키움)은 2021년 시즌 후 NC에서 방출됐고, 2022년 시즌 후에는 두산에서 방출되는 등 재기하기 쉽지 않은 코스를 밟던 중이었다. 그러나 아직 기량이 쏠쏠하다는 것을 확인한 키움이 다시 기회를 줬고, 시즌 51경기에서 2승2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1로 활약하며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KBO리그 1군 통산 680경기에 나가 88승을 거둔 베테랑 송은범에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임창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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