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못 뚫었다! 황희찬, 풀타임+무득점→평점 6.9점...울버햄튼은 아스널에 1-2 패
[포포투=가동민]
아스널의 벽은 단단했다. 황소도 뚫지 못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3일 오전 12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4라운드에서 아스널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13위가 됐다.
홈팀 아스널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가브리엘 제주스, 부카요 사카가 공격을 이끌었고 레안드로 트로사르, 데클란 라이스, 마르틴 외데가르드가 중원으로 이뤘다. 4백은 올렉산드르 진첸코,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토미야스 타케히로가 맡았고 골문은 다비드 라야가 지켰다.
이에 맞선 원정팀 울버햄튼은 3-5-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마테우스 쿠냐, 황희찬이 투톱에 포진했고 미드필드는 우고 부에노, 토미 도일, 장리크네르 벨레가르드, 넬송 세메두, 부바카르 트라오레가 나왔다. 3백은 토티 고메스, 막시밀리안 킬먼, 크레이그 도슨이 맡았고 골키퍼 장갑은 조세 사가 꼈다.
아스널이 이른 시간 앞서나갔다. 전반 6분 사카가 우측면에서 제수스에게 내줬고 제수스가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며 토미야스에게 연결했다. 토미야스의 패스를 받은 사카가 골망을 흔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스널이 격차를 벌렸다. 전반 13분 진첸코가 좌측면에서 제수스와 주고 받으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했다. 진첸코가 컷백을 내줬고 외데가르드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아스널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20분 우측면에서 외데가르드가 크로스를 올렸고 트로사르가 잡았다. 터치가 길었고 슈팅했지만 조세 사의 선방에 막혔다. 울버햄튼에 변수가 발생했다. 조세 사 골키퍼가 몸에 이상을 느꼈다. 결국 전반 23분 댄 벤틀리와 교체됐다.
울버햄튼이 득점을 위해 아스널을 위협했다. 전반 31분 부에노의 크로스를 쿠냐가 헤더로 마무리헀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33분에는 도일이 크로스를 올렸고 고메스가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아스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37분 마르티넬리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감아찼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라이스가 슈팅했지만 빗나갔다. 전반 38분에는 사카가 우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제수스가 발을 갖다 댔지만 골대를 넘어갔다.
전반 종료 직전 양 팀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전반 추가시간 3분 제수스가 슈팅했지만 벤틀리가 잡아냈다. 전반 종료 직전 아스널 수비가 흔들렸고 황희찬이 공을 잡았다. 하지만 라야가 막아내며 전반은 울버햄튼이 0-2로 뒤진 채 종료됐다.
울버햄튼은 후반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왔다. 후반 5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황희찬이 슈팅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8분에는 쿠냐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라야의 정면으로 향했다.
아스널도 기회를 잡았다. 후반 13분 사카의 패스를 받은 트로사르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넘어갔다. 후반 19분에는 외데가르드의 패스를 받은 라이스가 중거리 슈팅을 때렸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아스널의 공격이 계속됐다. 후반 30분 에데가르드의 패스르 받은 사카의 중거리 슈팅은 골대 위로 향했다. 황희찬이 아스널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37분 맷 도허티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수비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울버햄튼이 한 골 만회했다. 후반 41분 세메두가 진첸코의 공을 가로챘고 쿠냐에게 패스했다. 쿠냐는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골을 만들었다. 한 골 내준 아스널이 다시 공격을 펼쳤다. 후반 43분 외데가르드의 패스를 받은 에디 은케티아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고 해결했지만 왼쪽 골대를 맞았다. 결국 경기는 울버햄튼의 1-2 패배로 막을 내렸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황희찬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유효 슈팅 1회, 벗어난 슈팅 1회, 드리블 2회(2회 시도), 볼 터치 38회, 패스 성공률 76%(25회 중 19회 성공), 지상 경합 5회(8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6.9점이었다.
경기 후 게리 오닐 감독은 “첫 골은 실망스러웠다. 사카 주변에 많은 서수들이 있었다. 사카와 몸싸움을 벌였고 우리 선수들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실망스럽다. 아스널의 두 번째 골은 정말 멋졌다. 우리가 막았어야 했지만 축구를 하다보면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매체 '90min'은 "울버햄튼에서 가장 창의적인 선수 중 한 명이 매우 조용한 경기를 보여줬다. 공격 지역에서 좀 더 영향력 있는 모습을 보여 줬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라며 평점 5점을 책정했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울버햄튼에서 입지가 애매해졌다. 황희찬을 중용했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PL 개막 직전 울버햄튼을 떠났다. 울버햄튼은 지난 시즌 전반기 15경기에서 단 2승밖에 챙기지 못했다. 원정에서는 단 1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결국 팀을 이끌던 브루노 라즈 감독을 경질했다. 울버햄튼은 새로운 감독이 오기 전까지 스티브 데이비스 감독 대행 체제로 갔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었다. 울버햄튼은 리그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를 마친 울버햄튼은 로페테기 감독을 선임했다. 울버햄튼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로페테기 감독은 PL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후 팀을 잘 정비하면서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후반기에서 9승 4무 10패를 거두며 13위로 시즌을 마쳤다. 최하위에서 부임해 중위권으로 도약시키면서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에서 제대로 된 시즌을 앞뒀지만 울버햄튼은 이적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적 시장 초반엔 임대 복귀 선수들을 제외하면 영입은 맷 도허티, 톰 킹 단 2명이었다. 이마저도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 이후 산티아고 부에노, 장리크너 벨가르드, 엔소 곤살레스를 데려왔지만 사실상 주전급 자원은 아니었다.
오히려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중원의 핵심이었던 후벵 네베스가 5,500만 유로(한화 약 783억 원)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로 떠났다. 최전방을 책임졌던 라울 히메네스도 풀럼으로 이적했다. 로페테기 감독의 제대로 된 첫 시즌에 울버햄튼이 힘을 보태주지 않자 결국 로페테기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됐다.
로페테기 감독이 떠난 건 황희찬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황희찬은 라즈 감독 체제에선 평균 출전 시간이 29분에 그쳤다. 공격 포인트도 1도움뿐이었다. 로페테기 감독이 오면서 평균 출전 시간은 50분을 늘었고 3골을 넣었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면서 황희찬은 다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했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엔 벤치에서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개막전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시즌 시작을 알렸고, 2라운드 브라이튼과 경기에서도 교체로 출전했다. 황희찬은 2라운드에서 교체 출전 5분 만에 시즌 1호 골을 터트렸다. 파블로 사라비아의 코너킥을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닐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황희찬이 선발로 나오기 시작했다. 3라운드 에버턴과 경기에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전반 종료 후 교체 됐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황희찬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는데 이번에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황희찬은 빠르게 복귀했고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황희찬은 특급 조커였다. 교체 투입 5분 만에 골을 넣었다. 골맛을 보고 9월 A매치를 치렀고, 황희찬은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리버풀과 경기에서 다시 선발로 나왔고 선제골을 터트렸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3라운드 입스위치와 경기에서도 골을 터트렸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황희찬을 주시했다. 울버햄튼과 맨시티의 맞대결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늘 울버햄튼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치렀다. 울버햄튼의 선수들이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코 코리안 가이(황희찬)는 뛰어난 수준을 가진 공격수들이다”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의 플레이를 인상 깊게 봤지만 아직 이름까지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오닐 감독은 맨시티를 상대로 황희찬을 선발로 내세웠다.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황희찬을 벤치에서 시작할 순 없었다. 경기는 맨시티가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맨시티의 자책골로 울버햄튼이 앞서나갔다. 맨시티가 한 골 만회했지만 환희찬이 주인공이 됐다. 후반 21분 넬송 세메두가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가 머리로 걷어냈다. 황희찬이 뒤에서 들어오면서 슈팅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흐른 공을 마테우스 쿠냐가 황희찬에게 내줬고 황희찬이 골망을 흔들었다. 울버햄튼이 황희찬의 결승골을 지켜내며 맨시티의 1-2 패배로 경기가 종료됐다.
황희찬의 득점포는 멈추지 않았다. 8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8분 네투가 우측면을 허물고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황희찬이 발은 갖다 대며 골망을 갈랐다. 비록 울버햄튼이 황희찬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면서 1-1 무승부로 끝났지만, 황희찬의 물오른 득점력을 볼 수 있었다. 황희찬은 입스위치, 맨시티, 빌라전까지 공식전 3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9라운드 본머스전엔 침묵했지만 뉴캐슬전에서 다시 골을 터트리면서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벌써 7골을 넣었다. 리그에서만 6골이다. 이미 PL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황희찬은 PL에 입성한 2021-22시즌 리그 5골을 넣었다. 황희찬은 10경기 만에 자신의 PL 최다 득점을 뛰어넘었다.
이후 황희찬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황희찬은 셰필드전, 토트넘 훗스퍼전, 풀럼전에 선발로 나왔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골맛을 보지 못했다.
황희찬은 페드로 네투의 부상으로 힘이 줄어들었다. 네투는 황희찬과 함께 울버햄튼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뉴캐슬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이탈했다. 네투가 우측면에서 상대를 흔들고 황희찬이 골을 넣는 것이 울버햄튼 득점 패턴이었다. 네투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인 황희찬은 아스널과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황희찬은 현재 프리미어리그(PL)에서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다. 황희찬이 아스널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오닐 감독이 직접 황희찬의 재계약에 입을 열었다. 영국 매체 ‘버밍엄 메일’은 “울버햄튼의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재계약에 합의할 것이라며 희망적으로 바라봤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오닐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새로운 계약을 논의 중이지만 오닐 감독에 의하면 실질적인 업데이트는 없다. 구단은 분명 Channy(황희찬의 애칭)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는 Channy의 열렬한 팬으로서 협상이 잘 진행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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