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살로 달궈진 옛도시… 황홀한 맛의 시간으로 날 반겨 [박윤정의 알로 프랑스]

입력 2023. 12. 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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⑮ 피렌체
역사·예술 못지 않게 음식문화로 유명
테이블 위 육류요리와 곁들여진 채소
피렌체 여행의 특별한 순간으로 저장
현지인들과 음식문화 소통도 추억 더해
갑작스럽게 취소된 항공편에 기차역으로
매장 둘러보며 이탈리아와 아쉬운 작별

뜨거운 햇살로 달구어진 옛도시를 걸으며 발바닥에서부터 전해오는 열기를 온몸으로 느꼈다. 머리 위로 내리쬐는 태양도 쉴 무렵, 이미 지친 몸은 호텔 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

피렌체는 풍부한 역사와 예술 못지않게 놀라운 음식 문화로 유명하다. 토스카나 지방의 중심지로서 와인과 함께 하는 요리는 많은 이에게 행복을 안겨준다. 피렌체를 방문하면 어떤 음식을 맛볼까? 즐거운 고민도 잠시, 이탈리아 친구는 소개해주고 싶은 식당에 예약을 해두었다고 한다. 친구의 배려로 저녁 식사를 설렘으로 기다려야 하지만 피곤한 몸은 푹신한 쿠션을 버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예약 시간이 다가오자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식당위치를 찾는다. 걸어갈 만한 거리이지만 택시를 부른다. 일방통행로인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빠져나와 꼭 가봐야 한다는 미슐랭 가이드 식당에 도착했다. 작고 아늑한 식당이다. 도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찾기 쉽지 않은 골목길이다. 입구부터 풍기는 이탈리아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가 기대를 높인다. 메뉴를 살펴보니 지역 특산물을 사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중에서 피렌체 전통 음식을 경험하기 위해 셰프 스페셜을 주문한다.
피렌체 강변 풍경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들은 격식을 차린 다이닝 코스가 아니라 맘에 든다. 캐주얼한 메뉴이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움과 풍부한 향기에 감탄한다.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의 육류요리와 그릴에서 나는 불향과 다양한 소스의 조화로 향긋하게 차려진 식사! 졸린 눈을 비비고 택시를 타고 온 수고를 잊게 한다. 곁들여진 채소와 포테이토도 신선하게 조리되어 피렌체 지방의 식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고요한 분위기와 맛있는 식사는 피렌체 여행의 특별한 순간이 되어 추억으로 쌓는다.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았다며 끊임없이 살피는 종업원의 친절과 혹여, 음식을 맛있게 먹지 않는지 걱정하는 셰프의 관심을 받으며 그들과 얘기를 이어간다. 음식을 두고 문화가 다른 이탈리아인들과 소통하며 특별한 시간을 완성한다.
피렌체 음식들. 토스카나 지방의 중심지로서 와인과 함께 하는 요리는 풍부한 역사와 예술 못지않게 유명하다.
캐주얼한 식당. 예상을 뛰어넘는 맛과 풍부한 향기에 감탄한다.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의 육류요리와 그릴에서 나는 불향과 다양한 소스의 조화로 유명하다.
작고 아늑한 식당. 입구부터 풍기는 이탈리아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가 기대를 높인다. 지역 특산물을 사용한 다양한 요리들을 선보인다.
이탈리아 음식체험으로 풍부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한다. 계획없이 피렌체 골목을 누빌 예정이다. 먼저 귀국하는 두 친구를 배웅하고 여유로운 시내 구경을 해야지. 체크아웃을 마친 친구들과 피렌체 공항으로 향한다. 작은 공항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뭔지 모를 싸늘함이 현실로 다가와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펼쳐 놓는다. 출발·도착 안내판을 보니 모든 비행기가 취소되었다. 대부분 국제선 승객인 이 공항에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미아가 된 채 공항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설명해주는 사람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안내도 없다. 사무실을 이리저리 찾다 예약된 항공편 출발시간이 지나자, 대책을 마련한다. 공항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역으로 향한다. 꼭 항공사에 접수하라며 택시 영수증을 끊어주는 기사를 뒤로하고 기차로 로마공항에 가기 위해 티켓을 구입한다.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집으로 가는 선택안 중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기차에 오르는 친구들을 향해 손을 흔든다.
피렌체 거리 매장들. 골목길마다 진열되어 있는 멋진 제품들이 발걸음을 붙든다. 예로부터 유명한 피렌체 고유한 공예품들이 전통적인 기술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되어 있다.
‘별 탈 없을 거야’라는 믿음을 되뇌며 역사를 빠져 나온다. 한숨 돌릴 겸 아이스크림을 시켜 시원하고 달콤함으로 긴장을 늦춘다. 코로나19 이후, 아직 정상화가 되지 않아 마주하는 이런 상황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한숨을 크게 내쉬고 시내를 걸으며 관광지가 아닌 매장들을 방문한다. 골목길마다 멋진 제품들로 진열되어 있는 매장들은 발걸음을 붙든다. 낯익은 브랜드부터 재미있는 디자인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물관이 아닌 현대적인 상점에서 오늘날의 이탈리아를 훑어본다. 특히나 약국에서 파는 여럿 제품들을 친구들과 가족들을 위한 선물로 구입한다.
피렌체 호텔. 전통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인테리어가 눈길을 이끈다.
피렌체는 예로부터 고유한 공예품과 유명한 제품들이 많은 도시 중 하나이다. 중세 시대부터 유명한 가죽 공예는 오늘날에도 전통적인 기술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눈길을 끈다. 중세 시대부터 귀족층과 교회에 공급되어진 피렌체 명장의 금속 공예품은 오늘날에도 섬세한 조각과 금속 소재의 조합으로 예술적 가치를 발하고 있다. 현대 작가들이 전통 기술을 재해석하여 만든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들이 녹록지 않은 지갑상태를 걱정한다.

오늘날 자연주의적인 원칙을 중시하는 이탈리아는 화장품 분야에서도 천연 원료를 사용하며 명성을 이어간다. 특히 토스카나 지방은 올리브 오일이나 허브 등의 자연 재료가 풍부하여 골목길마다 브랜드 매장부터 수세기에 걸쳐 전통적인 제조 기술을 지키며 효과적인 성분 조합을 광고하는 작은 매장들로 넘쳐난다. 그중 약국은 피부 건강에 중점을 둔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이다. 피렌체에서 마지막 하루! 골목길을 누비며 두오모 성당 주위를 헤맨다. 느긋한 오후 어느 골목길,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주인공 준세이와 그의 연인 아오이를 만날 수 있을까?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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