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판 흔들린다…11년만에 ‘삼성천하’ 깬 이 기업 [위클리반도체]
[오찬종 기자의 위클리반도체-80번째 이야기]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도 ‘삼분지계론’은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1위인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3사가 D램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죠. 헌데 이번 주 오랜 기간 굳건했던 메모리 3사간 국경선에 모처럼 균열이 발생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24.7%로 마이크론(27.2%)에도 뒤지며 3위로 내려앉았으나, 2분기에는 직전 분기 대비 6.3%포인트 오른 31.0%를 기록하며 2위를 되찾았습니다. 이어 3분기에는 다시 4.0%포인트 상승한 35.0%까지 올라섰습니다. 2분기만에 10%포인트 이상 급성장한 것이지요.
35.0%는 2012년 SK편입 이후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분기 42.8%, 2분기 40.0%, 3분기 39.4%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종주국이었던 미국은 인텔 등을 앞세워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D램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장은 80년도에 접어들면서 일본의 독주 체제로 바뀝니다. 도시바 NEC 히타치 등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엄청난 수율을 뽐내면서 미국 기업을 위협했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초저가 정책으로 미국 기업들을 압박했습니다. ‘1차 반도체 치킨게임’이라고 부르는 시기죠.
결국 가격 경쟁에서 밀린 미국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은 D램 생산을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대신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본의 독주를 그대로 두고 볼 수만도 없었죠. 미국은 한국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면서 일본을 견제하고자 합니다. 미국이 그렸던 ‘삼분지계론’이었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은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병철 삼성전자 창업회장이죠. ‘칩워’의 저자 크리스 밀러 교수는 이병철 회장에 대해 “그는 무슨 일을 해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묘사했습니다. 이 말처럼 이 회장은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한 도쿄 선언 후 1년 만인 1984년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후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멈출 줄 모르고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2001∼2008년에는 42∼49%대까지 치고 올라왔죠. 그러던 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2차 반도체 치킨게임’이 펼쳐집니다.
특히 HBM 시장에서 한발 앞선 SK하이닉스는 5세대 메모리인 HBM3E 개발에 성공한 뒤 고객사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는 등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HBM3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는 한편 초당 최대 1.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초고성능 HBM3E D램 ‘샤인볼트’를 지난달 선보이는 등 높아지는 AI 시장 요구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 역시 HBM 후발주자지만 5세대 제품을 준비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부터 TSMC와 인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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