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치의 날"…IMF 총재 손에 들어간 구제금융 의향서[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6년 전인 1997년 12월3일 오전 7시쯤, 한국에 도착한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일성이었다. 약 12시간 뒤 'IMF 구제금융 정책 의향서'에는 세 사람의 사인이 적혔다. 캉드쉬 총재, 임창열 부총리,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

외국 금융사들은 급히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채무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지도 않았다. 당장 갚아야 할 돈은 1500억달러가 넘는데, 보유 외환은 40억달러에 불과했다.
같은 해 11월16일 캉드쉬 총재 일행이 가명으로 정체를 감춘 채 입국했다. 이들은 서울시내 호텔에 머물며 구제금융을 전제로 정부 관계자와 조건을 두고 협의를 시작했다. 당시 정부는 "구제금융 신청은 절대 없다"고 했으나 5일 뒤 구제금융 신청 방침을 발표했다.
급기야 12월3일 이행각서가 캉드쉬 총재 손에 들어갔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김영삼 정부가 맺은 IMF 프로그램을 이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누군지도 모를 차기 정부 수장의 백기투항을 사전에 접수한 것.
구제금융으로 빌린 돈은 총액 583억5000만달러 규모였다. IMF가 210억달러, 국제부흥개발은행 100억달러, 아시아개발은행(ADB) 40억달러, 미국·일본·프랑스 등 다른 국가 13곳이 233억5000만달러를 빌려주겠다고 나섰다.

전국적으로 351만여명이 참여해 약 227톤의 금이 모였다. 운동 이전의 금 보유량은 10여톤이었으니 그 20배가 넘는 양이었다. 모인 금은 대부분 수출됐다.
이런 시민의식 때문이었을까. 2001년 8월, 한국은 IMF에서 빌린 195억달러를 당초 예정보다 3년가량 앞당겨 상환했다. 전철환 당시 한국은행 총재가 IMF 차입금 가운데 잔액 1억4000만달러를 상환하는 최종 상환 서류에 결재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39억달러로 급감했던 외환 보유액은 2023년 11월 기준 4128억7000만달러로 늘었다. 규모 면에서 세계 9위다. 중국, 일본, 스위스, 인도, 러시아,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다음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은 정부나 정치권의 압력에 따른 관치금융으로부터 벗어나 독자 경영에 나섰다. 기업들은 부채비율을 대폭 낮췄고 불필요한 투자나 무리한 확장을 삼갔다. 규모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효율성을 높였다.
긍정적 결과만 가져오진 않았다. 사회 각 분야가 효율성을 우선 추구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 격차가 확대됐다.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사람들은 자영업으로 몰렸다. 자영업자들의 영업 환경은 악화했다. 대기업과 공기업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청년실업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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