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태에 미사일 장벽 세운다...中의 대만 침공 막을 세번째 카드

최유식 기자 입력 2023. 12. 3. 00:00 수정 2023. 12. 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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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식의 온차이나]
美 태평양 사령관, 미중회담 사흘 뒤 “내년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 공식화
토마호크·SM-6 등 구체 기종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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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미군이 캘리포니아주의 한 섬에서 육상 발사 토마호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장면. /USNI News

찰스 플린 미 육군 태평양 사령관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기 위해 내년에 중거리 미사일을 아·태 지역에 배치한다”고 11월18일 밝혔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11월1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통일 의지를 강하게 언급한지 사흘 뒤였습니다. 지상발사형으로 개조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 탄도미사일, 차세대 탄도 미사일인 정밀타격미사일(PrSM) 등 구체적인 기종도 거론했어요.

대만 침공이 시작되면 중국 해군 함정 수백척이 대만해협을 건너올 겁니다. 육상 미사일 기지는 대만 방어를 위해 접근하는 미 항모전단을 향해 수천발의 탄도 미사일을 쏟아붓겠죠. 여기에 맞서 중국 함정을 저지하고 육상 미사일 기지를 정밀 타격할 ‘중거리 미사일 장벽’을 구축하겠다는 뜻입니다.

미국은 2019년 러시아의 조약 위반과 중국의 불참을 이유로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을 파기하고, 신형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본격화했죠.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 필리핀 등지가 배치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그동안은 구체적인 배치 계획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미국이 대만 방어를 명분으로 내년 배치 일정을 공식화했어요. 다만, “구체적인 배치 시점과 지역은 말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배치 시점, 지역은 언급 피해

플린 사령관은 캐나다에서 열린 핼리팩스국제안보포럼에서 이 계획을 밝혔어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상 발사 토마호크 미사일과 SM-6 시험 발사를 마쳤고 1~2개 포대를 구성했다”면서 “배치 장소와 시점은 말하지 않겠지만, 내년에 배치한다는 건 말할 수 있다”고 했다고 미국 국방전문매체 디펜스원이 보도했습니다.

사거리가 2500㎞에 이르는 토마호크는 실전을 통해 성능이 검증된 미사일이죠. 레이더 회피 능력도 뛰어나다고 합니다. 미 해병대는 지난 7월 지상발사 토마호크를 운용하는 미사일 포대를 창립했다고 해요. SM-6은 요격용 미사일로 우리 해군도 운용하고 있습니다. 육상 발사용으로 개조한 SM-6은 최고 마하 5의 속도에 사거리가 500㎞ 이상이라고 해요.

플린 사령관은 이 두 미사일에 뒤이어 올해 초보적인 작전능력을 갖게 될 차세대 PrSM 미사일도 배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500㎞로,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유명세를 탄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에서 발사된다고 해요.

플린 사령관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종 시험 발사를 앞둔 장거리극초음속무기(LRHW)도 배치될 것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봅니다. 사거리 1725마일(2776㎞)에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이죠. 극초음속 경쟁에서 중국, 러시아에 뒤진 미국은 2019년부터 이 미사일을 개발해왔습니다.

찰스 플린 미 육군 태평양 사령관이 2022년9월 일본 아마미오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끝난 후 요시다 요시히데 당시 자위대 육상막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성조지

◇“시진핑 고민 많아질 것”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서두르는 건 중국의 군사력 팽창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에요. 과거처럼 대규모 항모전단과 앞선 공군력만으로 제압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겁니다.

중국은 세 번째 항모 푸젠호가 시험 항해를 앞두고 있고, 해군 함정 숫자도 미국을 추월했어요. 스텔스 전투기 J-20을 비롯해 공군력도 과거와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미 항모를 겨냥해 개발한 DF-21, DF-26 중거리 탄도 미사일과 DF-17 극초음속 미사일 등도 위협적이죠. 플린 사령관도 “중국의 전력은 해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솔직히 말해 아태 지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위험한 시점이 됐다”고 했습니다. 항모전단과 공군력, 벌떼 드론과 무인 함정에 이어 중거리 미사일로 다단계 장벽을 구축해 침공 의지를 아예 꺾어놓겠다는 뜻이에요.

다만, 미 의회에서 여러 차례 나온 것처럼 중국이 수년 내에 대만을 침공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시진핑 주석이 세 가지 고민을 할 거라고 했어요. 러시아처럼 강도 높은 서방의 경제 제재에 직면할 것인데 중국이 이를 견딜 수 있느냐,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 네트워크를 분열시킬 수 있느냐를 고려할 것으로 봤습니다. 또 중국군이 공격을 감행할만한 준비 태세를 갖췄는지도 고민할 것이라고 했어요. 플린 사령관은 “대만 침공은 고도로 복잡한 작전으로 감행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전군을 동원해야 하고 고도의 전문지식과 정밀도, 타이밍, 전투지속능력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이 공개한 장거리극초음속무기(LRHW)의 가상 발사 장면. /미 의회조사국(CRS)

◇한국 배치 가능성은 낮아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들은 중거리 미사일 배치 지역이 가장 큰 관심사죠. 아무래도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이 배치되면 중국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민감성을 의식한 듯 플린 사령관은 “언제,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국제 전문가들은 배치되는 미사일의 사거리와 전략적 이해관계 등을 감안하면 일본이나 필리핀에 배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봅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대립하는 나라들이죠. 사거리가 짧은 미사일은 오키나와, 긴 미사일은 일본 규슈와 필리핀 민다나오섬 등이 후보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영토 분쟁이 없고 남북 대치 상황까지 있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봐요. 호주는 지리적으로 너무 멀죠. 미국이 공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내년에는 배치 지역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최종 시험 발사를 앞두고 있는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LRHW를 일본 규슈에서 발사한다고 상정했을 때의 사정거리(2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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