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 자랑하는 'AGF'

홍수민 기자 2023. 12. 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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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요버스, 니케만으로 역대급 대기열…나날이 상승하는 인기 돋보여
- 넷마블 페이트/그랜드 오더 부스 코스프레 무대

일산 킨텍스에서 12월 2일과 3일 양일간 개최되는 AGF 2023, 애니메이션·게임 축제라는 심플한 이름의 이 행사를 손꼽아 기다린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개최 전날 새벽부터 도착해 꼬박 하루가 넘는 시간을 기다리는가 하면, 킨텍스 내부 대기열이 가득 차 영하로 떨어지는 기온에 덜덜 떨면서도 자리를 지켰다.

2018년부터 시작해 매년 규모를 늘려온 AGF는 올해 2배로 늘어난 전시장과 역대 최대 규모의 IP 홀더 참가를 기록했다. 더욱이 지난달 개최된 지스타 2023에 참여하지 않았던 굵직한 서브컬처 게임사들이 AGF에 참가한다는 소식이 들리며 많은 서브컬처 장르 팬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지스타가 자사 신작을 선보이고 홍보하는 행사라면, AGF는 현재 서비스하는 서브컬처 콘텐츠 팬을 위한 행사에 가까웠다. 게임으로 참가한 부스라도 게임 시연보다는 무대에서 진행하는 현장 참여 이벤트, 미니 게임, 코스프레 모델이 위치한 포토존, 굿즈 판매 등 팬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킨텍스 제1전시장은 그야말로 사람의 바다였다. 좋아하는 캐릭터의 코스프레를 하고 무대 이벤트를 구경하고, 메인 스테이지 공연을 감상하며, 굿즈 구매나 부스 이벤트에 참여하며 행사를 만끽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감돌았다.

- 호요버스 부스 메인 무대 이벤트와 참여 중인 관람객

AGF 2023에서 가장 돋보였던 부스를 꼽는다면 메인 스폰서 '호요버스'와 레벨 인피니트 '승리의 여신: 니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두 회사 모두 지스타 2023에는 참가하지 않았기에 이번 AGF 2023을 벼르던 팬들이 많으리라 짐작했다. 그러나 늘 현실은 상상을 뛰어넘는 법이다.

호요버스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라 불릴 만 했다. 9시 30분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행사장 가장 안쪽에 위치한 호요버스 부스로 달리는 사람들의 행렬이 구름같이 이어졌다. 호요버스는 관람객의 안전과 쾌적한 구매를 위해 총 3타임으로 나눠 굿즈 샵을 운영했다. 대기열은 오전 중에 모두 마감되었으며, 인기 있는 굿즈의 경우 오전부터 매진됐다. 

메인 무대에서 진행되는 현장 이벤트 참여 경쟁 역시 매우 치열했다. 이를 구경하는 인파 역시 메인 무대 주변으로 형성됐는데, 코스프레 모델과의 포토존, 미니 게임과 신작 젠레스 존 제로 시연 줄까지 합쳐지자 A구역 근처는 아예 통행이 불가능한 수준이 됐다.

- 승리의 여신: 니케 무대에 오른 유형석 시프트업 디렉터

레벨 인피니트 승리의 여신: 니케 부스 역시 주요 병목 현상 발생지 중 하나였다. 굿즈 구매줄 자체는 부스 뒤로 형성된 데다 질서정연하게 이뤄져 사람이 많았을 뿐이지 입장에 방해되지는 않았다. 다만 입구 근처에 위치해 가뜩이나 동선이 복잡한 곳에 무대 행사 등으로 사람이 몰리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혼잡해졌다. 

부스를 방문한 유형석 시프트업 디렉터가 무대에 오르자 주변은 순식간에 굵직한 목소리들이 외치는 '유형석 콜'로 가득한 콘서트장이 됐다. 오랜 시간 입장을 대기하고 행사장 내를 돌아다니느라 굉장히 피곤할텐데도 피로는 커녕 즐겁고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 게임에 대한 애정과 열의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여전히 인기 있는 넷마블 페이트/그랜드 오더 부스와 입장은커녕 구경조차 여의치 않았던 유희왕 부스 등, 곳곳에 사람들이 밀집된 인기 부스들은 굉장히 많았다. 행사 메인 스테이지인 레드와 블루 스테이지에서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성우 토크쇼와 버추얼 아이돌 공연 등 서브컬처 관련 무대가 쉬지 않고 이어졌다. 

- 사람이 너무 많고 공간이 부족해 주저 앉아 쉬고 있는 관람객들

다만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보였다. 해마다 AGF를 방문하며 드는 생각은 공간에 비해 너무 많은 인원을 수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인원이 참여하면 행사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는 한다. 하지만 행사 운영이 쾌적한 지를 묻는다면 선뜻 "예"라고 답하기 어렵다.

행사장에 입장하면 부스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굿즈 구매를 대기하거나 각종 이벤트 등 콘텐츠에 참여하기 시작하면 그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레드나 블루 스테이지 무대 관람도 빠트릴 수 없다.

게임 시연 후 자리를 떠나는 지스타 같은 행사와 달리 스테이지 이벤트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사람이 잘 빠지지도 않는다. 다음 관람객을 마냥 세워둘 수는 없으니 행사장 내에 사람은 계속 들어오는데, 한정된 공간에서 부대끼면 답답하고 힘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행사장 내부에는 지친 나머지 바닥에 주저 앉아 휴식을 취하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전시장 내부에 휴식을 취할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로 인해 보행 가능 통로가 좁아지고 더욱 사람이 밀집되는 악순환이 빚어졌다.

가장 확실한 대응책은 행사장 규모를 더 확장하는 것이다. AGF 2023가 작년 규모보다 확대되긴 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만약 블루 아카이브나 명일방주 등 유명 IP가 더 참가했다면 더욱 사람이 몰렸을 것이 분명하다. 킨텍스 외부 공간을 휴식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행사장 내 입장객을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 

서브컬처가 동원 가능한 티켓 파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검증됐다. 앞으로는 순환율 개선과 관람객의 쾌적한 관람에 보다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주최 측도 이를 염두에 두리라 예상된다. 앞으로 AGF가 나날이 상승하는 인지도에 걸맞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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