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도 안한 ‘이준석 신당’에 밀린 존재감…정의당, 생존전략 있나 [정치에 속지 않기]

이상훈 전문기자(karllee@mk.co.kr), 배명현 2023. 12. 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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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선거 패배에 정의당의 명운이 불투명하다.

최근 정의당은 총선을 대비해 진보·노동계를 포함한 제3 정치세력을 대상으로 선거 연합을 시도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연합정당은) 거대양당의 위성정당을 되풀이하는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대·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등이 참여한 '대안신당 당원 모임'도 입장문을 통해 선거연합정당 체제를 비판하며 당 지도부가 밝힌 것보다 더 넓은 범위의 제3지대 연합을 주장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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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노동계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20 [연합뉴스]
연이은 선거 패배에 정의당의 명운이 불투명하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정의당의 득표율은 1.83%에 그쳤다. 20대 대선과 8회 지방선거에 이은 패배다. 21대 총선 당시 목표로 제시했던 ‘원내교섭단체’ 구성보다 크게 후퇴했을 뿐 아니라, 제3 원내정당으로서의 입지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정의당은 총선을 대비해 진보·노동계를 포함한 제3 정치세력을 대상으로 선거 연합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당내 반발이 일었다.

지난 6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전원이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시대적 사명을 개척하기 위해 신당을 추진하는 비대위가 거침없이 나아가도록 뒷받침하자는 당의 요구를 받든 결정”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비상대책위원장에는 정의당 전 혁신위원을 지낸 김준우 변호사를 내정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녹색당과의 연대를 핵심으로 하는 선거연합정당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정의당이 당명 변경을 통해 재창당한 뒤 녹색당 후보들과 단일 정당으로 선거를 치른다는 내용이다. 선거 이후에는 녹색당은 별개의 당으로 돌아가게 된다. 진보 정당이 총선 때만 잠시 거쳐 가는 플랫폼을 자처하겠다는 거다.

정의당 비대위는 지난 5일 제5차 전국위원회에서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의결했다. 의결안에 따르면 연합 대상은 녹색당 이외에도 지역 정당 연합과 노동계까지 확장됐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노동계 대표자와의 간담회에서 단병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대담한 바 있다.

김준우 비대위원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대대적인 당원 설문조사 등으로 새로운선택,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에 대한 당원들의 생각을 확인하려고 한다”며 “나머지 진보 정당이나 제3지대와 관련해서 열려 있다”고 밝혔다. 또 “(연합 세력에게)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1, 2번 상위 순번을 양보할 수 있다”며 진보 정치 세력을 향해 선거연합정당 동참을 제안하고 나섰다.

당내에서는 선거연합정당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연합정당은) 거대양당의 위성정당을 되풀이하는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제3지대 신당 창당으로 노선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외연 확장이 진보계와 노동계에 국한되며 ‘운동권 문법’에 매몰될 것을 우려한다는 해석이다.

이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대 가능성과 관련해 “적대적 공생하는 양당제를 넘어설 수 있다면 많은 걸 내려놓고 대화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대·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등이 참여한 ‘대안신당 당원 모임’도 입장문을 통해 선거연합정당 체제를 비판하며 당 지도부가 밝힌 것보다 더 넓은 범위의 제3지대 연합을 주장하고 나섰다. 진보정당 개편 논의가 초당파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반발에 김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의당이 가질 수 있는 기득권인 비례대표 후보 1·2번을 외부에 내놓겠다”며 “오히려 정당 지지율 3%를 넘지 못해 오랫동안 원외에 있던 정치세력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라 위성정당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당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동안 (당원 중) 누군가를 배제할 생각은 없다”고 부연했다.

[배명현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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