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삼수생’ 밀어낸 ‘복덩이’ LG 2루수, 10년차에 첫 억대 연봉 바라보다
[OSEN=한용섭 기자] 프로 10년차 시즌에 드디어 연봉 1억 원이 보인다. 백업을 전전하다 주전 자리를 꿰찬 LG 트윈스 신민재(27)가 그 주인공이다.
LG가 29년 만에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데 신민재는 신 스틸러였다. 스프링캠프에서 대주자 역할이던 신민재는 시즌 도중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당당한 우승 멤버가 됐다.
2015년 두산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신민재는 2017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아 이적했다. 당시 빠른 선수가 별로 없었던 LG는 기동력이 좋은 외야 자원으로 신민재를 보강했다.
2018년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신민재는 2019년 정식 선수로 등록됐고 1군에 데뷔했다. 대주자, 대수비로 뛰느라 타격 기회를 많이 없었다. 2019년 81경기에서 94타석 10도루, 2020년에는 68경기에서 32타석 8도루를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2년 연속 타율 3할대를 기록했지만, 1군 기회는 더욱 줄어들었다. 2021시즌 32경기 타율 1할3푼(23타수 3안타) 2도루 8득점에 그쳤고, 2022시즌에는 단 14경기(3타수 무안타)에 출장해 2도루 2득점을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이 지난해 가을 LG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신민재에게 터닝포인트 기회가 생겼다. 주전과 백업 그리고 스페셜리스트로 역할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염 감독은 신민재를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로 점찍었다. 염 감독은 지난해 단 14경기 뛴 신민재를 1군 스프링캠프 정예 선수로 데려갔다.
개막 엔트리로 시즌을 시작한 신민재는 4월 한 달 동안 18경기에 출장해 1타수 무안타, 7도루 6득점을 기록했다. 대주자로 특화된 임무를 잘 수행했다.
‘FA 삼수’를 선택하고 재기를 벼른 서건창이 5월 중순 타격 부진과 수비 불안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베테랑 김민성이 2루 자리를 넘겨받았고, 신민재도 간간이 2루수로 출장 기회가 주어졌다.
타석 기회가 주어지자, 신민재는 5월에 19경기 24타수 9안타, 타율 3할7푼5리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빠른 발의 기동력 장점에 2루 수비에서도 큰 실수없이 잘 해내면서 출장 기회는 점점 늘어갔다.
6월에는 22경기 51타수 14안타, 타율 2할7푼5리를 기록했고, 7월에는 14경기 43타수 16안타, 타율 3할7푼2리 고타율로 활약했다. 9월초까지 시즌 3할 타율을 이어갔다. 도루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2번타자 임무까지 잘 수행했다.
염경엽 감독은 “3할 타율에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하면 2루수 골든글러브 기회도 오지 않겠나”라고 든든한 신임을 보냈다. 신민재의 깜짝 활약으로 어느새 베테랑 서건창은 1군에서 뛸 자리가 없었다.
풀타임 시즌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신민재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인지 성적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9월 이후로 타율 2할4리(93타수 19안타)에 그쳤다. 시즌 막판 10월초에는 주루 도중 허벅지 근육통이 올라와 도루왕 경쟁을 이어가지 못했다.
신민재는 122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282타수 78안타) 28타점 47득점 37도루로 LG 타선에서 소금같은 역할을 해냈다. 아쉽게 도루 부문에서 두산 정수빈(39개)에 막판 역전을 당하면서 2위로 마쳤다.
도루왕 타이틀에 실패하면서 신민재는 골든글러브 후보에 아쉽게 포함되지 못했다. 골든글러브 후보 자격 기준으로 야수의 경우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팀 경기수X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선 선수가 후보 자격을 갖게 된다. 그런데 신민재는 2루수로 89경기에 출장해 689⅓이닝을 소화했다. 30⅔이닝이 부족해서 후보가 되지 못했다. 개인 타이틀을 수상했다면 수비 이닝이 부족해도 후보가 될 수 있는데, 막판 부상이 아쉬웠다.
신민재의 지난해까지 처지와 비교하면 놀라운 한 해였다.지난해까지 8년 동안 통산 30안타를 기록한 신민재는 올해 78안타를 때려냈다. 신민재는 올해 연봉 4800만 원이다. 5500만 원-5000만 원-4800만 원으로 연봉이 줄어들었던 신민재는 1억 원 연봉에 아깝지 않을 활약을 했다.
사실 연봉 1억 원은 KBO리그 1군 선수들의 평균 연봉에는 미치지 못한다. 2023년 KBO리그 선수 평균 연봉(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은 1억 4648만 원이었다. 프로 10년차 시즌에 억대 연봉자가 된다면 신민재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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