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페이커·신진서의 공통점은…“부산 대첩 가즈아”

이동수 2023. 12. 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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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다 이겼다."

2005년 제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기적 같은 막판 5연승으로 '상하이 대첩'을 완성하고 귀국한 이창호 9단을 맞이한 팬들은 이런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현재 바둑 세계 랭킹 1위이자 '신공지능'(신진서+인공지능)이란 별명을 가진 신진서 9단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부산 대첩'이다.

2021년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신진서는 파죽의 5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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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농심신라면배 신진서 홀로 생존
중국기사 5명 전원 생존…일본 2명 남아
이창호 ‘상하이 대첩’, 페이커 ‘고척 대첩’
신진서, 2021년 ‘온라인 대첩’ 재연할까

“미안하다. 다 이겼다.”

2005년 제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기적 같은 막판 5연승으로 ‘상하이 대첩’을 완성하고 귀국한 이창호 9단을 맞이한 팬들은 이런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2021년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당시 신진서 9단의 온라인 대국 모습.    한국기원 제공
이창호의 ‘상하이 대첩’은 대역전극의 상징으로 회자된다. 당시 한국, 일본 선수들이 모두 탈락하고 이창호와 중국기사 4명이 겨뤄야 하는 상황. 이창호는 거짓말처럼 4명의 기사를 모두 잡는 대역전과 함께 기존 1승을 더해 5연승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한다. 1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웃고 떠들며 지나가는 중국기사들 뒤에 쓸쓸히 걷는 이창호의 모습이 담긴 ‘희대의 사진’이 떠돈다. 

이창호는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2023 롤드컵에서 ‘이창호하다’라는 신조어로 다시 소환됐다. 지난달 12일 롤드컵 준결승에서 페이커(이상혁)가 이끄는 T1이 중국팀 징동게이밍(JDG)을 꺾고 결승에 오르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페이커는 이제 ‘이창호하기’까지 단 3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유일한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생존 팀인 T1은 본선 비리비리게이밍(BLG), 8강 리닝게이밍(LNG), 4강 징동게이밍 등 중국팀 3팀을 연파했다. 결승에서 중국팀 웨이보게이밍(WBG)를 꺾으면 이창호의 상하이 대첩이 재현되는 것이다. 전용준 캐스터는 롤드컵 준결승 현장 생중계 당시 “바둑계에선 ‘이창호가 남아 있다면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다’라는 말이 있다”며 “우리 쪽으로 다시 말씀드리자면, 다른 LCK(롤 챔피언스 코리아) 팀들이 모두 꺾였다 하더라도 T1이 남아 있다면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게 월즈입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중국 팀을 꺾고 우승을 확정한 T1 소속 페이커(이상혁·왼쪽)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결국 T1은 4팀의 중국팀을 모두 격파하고 7년 만에 롤드컵을 우승, 롤드컵 역사상 최다인 ‘4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고척 대첩’을 완성했다.

현재 바둑 세계 랭킹 1위이자 ‘신공지능’(신진서+인공지능)이란 별명을 가진 신진서 9단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부산 대첩’이다.

2일 부산 호텔농심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라운드 제7국에서 믿었던 박정환 9단이 무너지면서 한국 출전 선수 5명 중 4명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모두 탈락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신진서만이 혈혈단신으로 남았다.

신진서가 대역전극을 성공시키려면 막판 6연승을 거둬야한다.

2005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바둑대회에 한국기사로 혼자 남아 이뤄낸 기적의 5연승을 거두고 돌아온 이창호 9단.    한국기원 제공
중국은 박정환을 이긴 셰얼하오가 6연승을 거두면서 참가선수 5명 전원이 생존한 상황이다. 셰얼하오 뒤로는 커제, 딩하오, 구쯔하오, 자오천위 9단이 대기 중이다. 일본은 이야마 유타 9단, 위정치 8단 2명이 기다리고 있다.

신진서는 이미 ‘온라인 대첩’을 이룬 바 있다. 

2021년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신진서는 파죽의 5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회는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진행됐다.

2년 전과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2021년엔 신진서 뒤에 박정환이 대기 중이었지만 이번엔 신진서 혼자뿐이라는 것, 이번엔 5연승에서 승리가 하나 더 필요하다는 점 정도다.

신진서는 지난 8월 ‘바둑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기전인 응씨배를 품에 안으며 14년 만에 한국에 우승을 안겨줬다. 지난 3일엔 한국기원 출범 이후 첫 연간 100승을 달성했다. 현재 신진서의 승률은 89%가 넘는데, 이번 대회에서 ‘부산 대첩’을 완성하면 꿈의 ‘승률 90%’ 달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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