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하고, 격려하며 보낸 1년… SSG 스무 살 동갑내기 약속, “내년에 더 레벨업하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고등학교 시절에는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자란 곳이 달랐다. 이로운(19‧SSG)은 대구에서 자랐고, 송영진(19‧SSG)은 대전에서 컸다. 대회 때나 마주하는 사이였다. 두 선수의 접점은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생겼다. SSG는 1라운드 전체 5순위에서 이로운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한 바퀴가 돈 뒤 2라운드 전체 15순위에서는 송영진을 호명했다.
SSG 내부적으로 “우리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며 내심 쾌재를 부른 1‧2라운드 지명이었다. 장기적인 마운드 세대교체가 필요했던 SSG는 가진 순번에서 가장 좋은 투수들을 뽑았다고 확신했다. 당찬 고교생들은 거침이 없었다. 팀 합류 이후부터 좋은 구위와 몸 상태를 뽐냈고, 김원형 전 감독의 눈에 들어갔다. 2월 플로리다 1차 캠프에 합류하는 기회를 얻는 등 시작이 남달랐다.
플로리다 캠프에서도 호평 일색이었다. 고교생답지 않은 당찬 공을 던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1군의 벽과 비교하는 이도 있었다. 실전에서 검증되어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이었다. 선수들이 이겨내야 할 선입견이었다. 두 선수 모두 이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갔고, 시즌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마운드 세대교체의 주역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로운은 올해 딱 열흘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 동안 모두 1군에 있었다. 시즌 50경기에서 57⅔이닝을 던지며 6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5.62를 기록했다. 와이번스-랜더스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고졸 신인 선수가 모두 불펜으로 나가 57⅔이닝을 던진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묵직한 강속구를 펑펑 던지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송영진도 시즌 중반 채력 저하로 다소 고전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았다. 시즌 17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5.70을 기록했고, 특히 3~4월에는 5경기에 나가 2승 평균자책점 1.93의 깜짝 활약을 선보이며 팀 선발진의 미래를 밝혔다. 중반 부침에서 온 좌절을 이겨내고 시즌 막판 다시 1군 엔트리에 든 것도 칭찬할 만했다. 결국 이로운 송영진 모두,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에 성공하며 미래를 기약했다.
좋았던 기억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억도 많았다. 신인들이 프로 무대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었다. 두 선수는 만약 혼자였다면 더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 입을 모아 말한다. 하지만 바로 옆에 친구가 있었기에, 선배들이나 코치들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때로는 격려했고, 때로는 위로했고, 때로는 서로의 공을 보며 자극받고 경쟁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이로운은 “솔직히 성격은 안 맞는다”고 껄껄 웃었다. 송영진의 빙그레 웃으며 애써 부인하려 하지 않는다. 모두 선한 성격이지만 그 성격의 결이 조금 다르다. 하지만 나이와 야구라는 공통된 키워드에서 더 가까워졌다. 이로운은 “그래도 잘 지낸다. 안 됐을 때 서로 서로 (위로하는) 그런 게 있었다. 어차피 안 됐을 때 서로 힘들고, 힘들다는 것을 아니까 자주 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가끔씩 조언도 해주고, 가끔씩 위로도 하고 그랬다”고 1년을 떠올렸다.
송영진 또한 “나랑 로운이가 ‘내년에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이런 걱정들을 많이 한다. 내년에도 1군에서 이렇게 많이 던질 수 있을까 걱정을 하기는 하는데 그런 것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내년에 더 잘해보자’, ‘내년에 더 레벨업하자’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로운이가 안 좋을 때는 내가 옆에서 피드백을 해주고, 내가 안 좋을 때는 로운이가 옆에서 피드백을 해주는 게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선의의 경쟁도 있다”고 고마워했다. SSG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짝꿍’들이 서로의 등을 밀며 2024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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