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출동' 수원 팬들, 2시간 반 동안 분노의 '버스 막기'..."단장 나가!"[오!쎈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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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팬들이 2시간 반 동안 선수단 버스를 막고 대치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수원 팬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후 6시 30분경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오랫동안 멈춰 있던 수원 선수단 버스는 그제야 움직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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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고성환 기자] 수원 삼성 팬들이 2시간 반 동안 선수단 버스를 막고 대치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최하위는 수원의 몫이 됐다. 수원은 8승 9무 21패, 승점 33점으로 수원FC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35골대44골로 밀리면서 12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잔인한 현실을 받아들게 됐다.
수원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이다. 수원은 1995년 창단 이후 줄곧 1부리그를 지켜왔다. K리그 우승 4회, FA컵 최다 우승(5회, 전북과 동률)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감독을 두 번이나 교체하고도 꼴찌로 추락하며 2024년은 K리그2에서 맞이하게 됐다.
수원은 K리그 우승 4회, FA컵 최다 우승(5회, 전북과 동률)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다. 그러나 모두 어제의 일이 됐다. 수원은 지난 시즌에도 10위로 리그를 마친 뒤 승강 PO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발전은커녕 퇴보만 하고 말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수원 팬들은 침묵에 빠졌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이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 선 채 그대로 얼어붙었다. 올 시즌 자주 볼 수 있었던 야유와 고함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수원 선수들은 경기장 위에 주저앉거나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멍한 표정으로 충격을 되새김질할 뿐이었다. 염기훈 감독대행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잠시 후 분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경기장 안으로 물병과 연막탄이 날아들었고, 경기장 난입을 시도하다가 제지당하는 팬도 나왔다. 한 팬은 중지를 치켜들며 야유를 보냈고, 다른 한 팬은 '나의 수원은 죽었다'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수원 팬들은 '버스 막기'도 불사했다. 이들은 선수단 버스 출구에 모여들어 버스 통행을 막은 채 거세게 항의했다. 오동석 단장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많았다.
수원중부경찰서 인원들까지 출동해 해산을 권유했지만, 소용없었다. 경찰 측에선 경기가 끝난 지 한참됐으니 모두들 집에 가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했으나 팬들은 야유로 화답했다. 경찰 측은 만약 요청이 들어온다면 경찰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수원 팬들은 굴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다만 강원 선수단 버스가 나오자 빠르게 길을 터줬다.
많은 팬들은 야유를 보내던 몇 분 전과 다르게 박수 치고 손을 흔들며 강원 선수들을 배웅했다. 군데군데에선 "잘하더라"라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다만 몇몇 팬들은 강원 역시 강등당하라는 악담을 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막기'는 2시간 반 가까이 이어졌다. 수원 팬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후 6시 30분경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책임 회피 반대"라며 오동석 단장을 찾던 이들은 오 단장의 사퇴 의사를 들은 뒤 보안요원의 저지에 따라 해산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멈춰 있던 수원 선수단 버스는 그제야 움직일 수 있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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