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첫 강등' 충격과 침묵의 빅버드, 팬들도 선수도 모두 얼어붙었다[오!쎈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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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경기가 끝났지만, 적막이 흘렀다.
역사상 첫 강등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에 수원 삼성 선수들도 팬들도 모두 그대로 얼어붙었다.
수원 선수들은 경기장 위에 주저앉거나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종료된 지는 벌써 2시간이 넘게 흘렀지만, 수원 팬들은 여전히 수원 선수단 버스 및 프런트 직원들과 대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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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고성환 기자] 90분 경기가 끝났지만, 적막이 흘렀다. 역사상 첫 강등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에 수원 삼성 선수들도 팬들도 모두 그대로 얼어붙었다.
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최하위는 수원의 몫이 됐다. 수원은 8승 9무 21패, 승점 33점으로 수원FC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35골대44골로 밀리면서 12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잔인한 현실을 받아들게 됐다.
반면 수원FC와 강원은 가까스로 마지막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다. 10위 강원은 김포와 경남 중 K리그2 플레이오프(PO) 승자와 승강 PO를 치르고, 11위 수원FC는 K리그2 2위 부산과 PO에서 운명을 걸고 맞붙는다.
수원은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 홈 관중들 앞에서 강원을 꺾고 승점 3점을 추가한다면 자력으로 꼴찌 탈출이 가능했다.
최근 흐름도 좋았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승리가 없던 수원은 지난 36라운드 수원FC와 수원 더비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심지어 전반 초반 카즈키가 퇴장당한 수적 열세에서 거둔 승리였다. 수원은 37라운드 서울과 슈퍼매치에서도 1-0으로 승리하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수원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수원은 홈에서 강원에 주도권을 내준 채 수비하는 데 집중했다. 후반 들어 공격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결국 수원은 끝내 강원 골문을 열지 못한 채 강등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수원은 K리그 우승 4회, FA컵 최다 우승(5회, 전북과 동률)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다. 그러나 모두 어제의 일이 됐다. 수원은 지난 시즌에도 10위로 리그를 마친 뒤 승강 PO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발전은커녕 퇴보만 하고 말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빅버드 N석은 침묵에 빠졌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수원 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 선 채 그대로 얼어붙었다. 올 시즌 자주 볼 수 있었던 야유와 고함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수원 선수들은 경기장 위에 주저앉거나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멍한 표정으로 충격을 되새김질할 뿐이었다. 염기훈 감독대행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드넓은 경기장에서 소리가 나오는 곳은 강원 팬들이 자리한 원정석뿐이었다. '나르샤'는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 생존 희망을 노래했다. 잠시 후에는 '수원 강등'을 연호하기도 했다.
한편 수원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선수단 버스 출구에 모여들어 일명 '버스 막기'에 돌입했다. 경기가 종료된 지는 벌써 2시간이 넘게 흘렀지만, 수원 팬들은 여전히 수원 선수단 버스 및 프런트 직원들과 대치 중이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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