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IRA 우려기업 발표'에 배터리 핵심광물 공급망 긴급점검(종합)
산업부 불확실성 개선평가 속 영향 면밀 분석…"의견 수렴해 美와 협의"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미국 정부가 중국 내 기업 및 중국정부 지분이 25% 이상인 합작회사를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키로 한 것과 관련해 공급망을 긴급 점검하고 공급선 다변화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이날 서울 대한상의에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과 민관 합동회의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이 회의에는 배터리 3사 외에 소재 기업, 협회, 광해광업공단 등이 참석했다.
장 차관은 "정부는 지난해 출범한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통해 핵심 광물별로 현재의 공급망을 긴급 점검하고 기업의 공급선 다변화와 광물 확보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으로는 핵심 광물을 적게 사용하는 배터리 개발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는 흑연 등의 배터리 핵심 광물을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존하는 현재의 공급망 구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지난달 29일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1천172억원 규모의 기술 개발 과제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바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24∼2028년 민관 합동으로 흑연 대신 리튬메탈을 써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개선할 수 있는 리튬메탈 배터리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장 차관은 또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한국의 공급망을 자립화해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산업부는 보도 참고자료에서 "이번 발표로 기업의 경영·투자 불확실성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산업부는 미국의 세부 규정 가운데 불명확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 대해 추가로 문의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해외우려국의 지분 25%' 규정과 관련, 해외우려국 정부와 무관한 민간 기업과 국내 배터리 기업이 합작할 경우엔 지분율 25%를 상회해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이 그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미국 수출 우회로를 찾으려는 중국 기업과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가 필요한 한국 배터리·소재 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최근 한중 합작회사 설립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미국 측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 고위급 면담 등을 통해 미국 측에 한국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방침이다.
한편 배터리 업계 기업들은 FEOC 규정이 지난 3월 발표된 미국 반도체법 규정과 유사한 구조로 나왔다고 보고, 당초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면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일단 그간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이른 시일 안에 핵심 광물별로 대응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협회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 완성차 기업과의 중장기 계약을 통해 향후 미국 내 배터리 셀 생산량의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며 "배터리 품질과 기술력도 앞서있어서 이번 규정으로 한국 배터리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급선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이번 계기를 공급망 체질 개선의 기회로 활용할 경우, 오히려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1일(현지시간)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 중국 밖의 중국 합작회사(중국 정부 지분 25% 이상)에 대해서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외국우려기업'(FEOC)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이 규정에 따라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됐을 경우 해당 전기차 모델은 최대 7천500달러의 미국 정부 보조금 받지 못한다.
재무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이 규정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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