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노키즈존`이 없어진다…왜? [이미선의 영화로 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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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칠드런 오브 맨'은 더 이상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2027년의 모습을 담은 영화다.
매일 같이 전쟁이 일어나다 어디선가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반군들은 전투를 멈춘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곧 희망인 셈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50.6%)이 국토에서 불과 11.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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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은 더 이상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2027년의 모습을 담은 영화다. 미래가 없는 인류는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매일 같이 전쟁이 일어나다 어디선가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반군들은 전투를 멈춘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곧 희망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희망 없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명으로 1년 전보다 0.1명 줄었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로 전 분기 통틀어 최저치였던 지난해 4분기·올해 2분기와 동일한 출산율이다. 3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낮은 수치다.
출생아 수는 빠르게 줄고 있다. 3분기 출생아는 5만6794명으로 전년 대비 7381명(11.5%)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를 통해 청년층(15~34세)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저출산 문제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인구의 절반 이상(50.6%)이 국토에서 불과 11.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비중은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중 가장 크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역 간 인구 자연 증감(출산-사망) 차이가 아닌, 지역 간 이동(사회적 증감)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수도권 유입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2015~2021년까지 수도권에서 순유입 등으로 늘어난 인구의 78.5%가 청년층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호남·대구경북·동남권 인구 감소의 각각 87.8%, 77.2%, 75.3%는 청년 유출 때문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청년 유출 지역의 출산이 급감했을 뿐만아니라 수도권의 출산 증가가 이를 상쇄하지 못해 전국 출산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적자본 투자로 출산이 지연된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대안으로 비수도권 거점도시 위주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문화·의료시설, 공공기관 이전 등을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거점도시에 집중하고 인프라 및 산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서 거점도시로 이동이 크게 증가할 경우, 30년 후인 2053년 수도권 인구 비중은 절반 아래(49.2%)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은은 추산했다.
한편 은행권에서도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공감하고 출산 장려 적금 등을 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결혼·임신·출산·다자녀 가구 등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패밀리 상생 적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 연 3%에 우대금리를 최고 연 6%포인트(p) 더해 최고 연 9%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도 2명 이상의 자녀를 키우거나, 양육 예정인 부모를 대상으로 '아이키움 적금'을 판매했다. 기본금리 2%에 임산부, 다자녀 가구 등에 최고 연 8% 금리가 적용된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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