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사과 맛보기가 참 “또 금사과”.. 내년 여름까지 “힘들겠다”
공판장 경매가격 9만 원↑.. 생산량 줄어든 탓
생산량 줄며 저장·출하 모두 감소.. 장기 물량↓
수입과일 할당관세 등 영향 ‘촉각’.. “지켜봐야”
‘오른다 오른다’ 했더니, 어디까지 오를지 장담이 어렵게 됐습니다. 10kg 기준, 사과 도매가격이 9만 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지난 추석 명절 기점으로 확산된 ‘금사과’ 부담이 여전한 모습인데, 당분간 이같은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유독 수확량 자체가 적은데다, 저장량도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새 물량이 나오기 전까지는 더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오늘(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사과 상품 10㎏의 전국 평균 도매가 8만 900원으로 전년(3만 8,112원)보다 112.3%, 전월(6만7764원)보다 19.4%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날 서울가락시장에선 상품 10㎏ 9만 1,200원, 중품 8만 3,600원으로 도매거래가 진행됐습니다.
전국적으로 경북(영천·안동·청송·상주)과 전북(장수), 충북(음성·충주)과 충남(당진)에서 물량이 반입되는데, 워낙 입고물량이 적어 중도매상들간 경매과정부터 가격 자체가 상당수준 상향 조정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30일 9만 1,200원이던 상품 10kg 가격은 앞서 29일 8만 5,800원, 28·27일 8만 3,600원으로 가격 상승 폭이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공판장 반입물량이 적은 것은 봄·여름 잦은 강우로 인해 탄저병이 발생하고, 가을철 이후 기온 하락으로 갈변병 등이 잇따라 전체 생산량이 줄어든게 주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도 56만 6,000톤(t)보다 24% 상당 감소한 43만 1,000t으로 예상됩니다. 또 생산량이 줄며 저장물량과 출하량도 감소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 저장이 전년 대비 30% 줄어든 20만 4,000t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출하량은 전년보다 20% 줄어든 3만 9,800t으로, 이달은 지난해(29만 2,000t)보다 30%, 평년(26만8,200t) 대비 24% 적은 20만 3,800t 상당 출하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장 가격 상승세를 잡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더해집니다. 물량들이 늘어날 여지가 없는 탓입니다.
aT측은 생육기 기상여건이 악화되면서 장기 저장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생산지의 작황이 좋지 않아 시장 반입물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고, 앞으로 수입과일 할당관세(TQR) 등 영향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분산되면 어느 정도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17일부터 10개 수입과일과 식품원료에 대해 관세를 인하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나나(3만 t), 망고(1,300t), 자몽(2,000t) 등이 대표적인 관세 인하 품목으로 바나나에 대한 기존 관세는 30%였는데 올해 말까지 3만 t 수입분에 한해 0% 관세가 적용됩니다. 나머지 물량들도 각각 배정된 수입분에 한해 기존 30% 세금을 0%로 깎아주면서, 먹거리 가격 안정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관세 인하 조치가) 일부에선 수입업자 이익으로 귀속되는 부분도 있지만, 어느 정도 소비자 가격 인하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관세 인하로 수입 업체 물량 수입 부담이 낮아지면서 가격 인하효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입니다.
또 한편에선 국내 수입 과일 시장의 경우 소수 업체가 상품을 수입 유통하는 경쟁 제한적 환경이라 가격 인하 수준이 높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더해집니다.
기획재정부는 당장 사과며, 감귤, 여기에 딸기 등 제철과일들까지 국내 과일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과 더불어 정부 차원에선 우선적으로 수입 과일 가격이 조금이라도 낮아지면 국내 과일 수요가 분산돼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란 연쇄적인 효과를 기대했고, 이같은 바람에 근거한 조치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할당 관세 적용이 과일 가격 하락까지 끌어내진 못하더라도, 상승세를 견제할 수단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입해 들여오는 해외 지역 작황이 좋지 않을 경우, 업체들의 관세 부담이 줄면 수입 물량을 줄여야 하는 유인이 감소하면서 가격 인상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12월 페루에서 주로 수입해오는 망고의 경우 현지 작황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적어도 할당관세 적용으로 가격이 크게 뛸 가능성은 어느 정도 견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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