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찰위성, 걷는 사람 동선도 파악…당국 “북한보다 앞서”

권혁철 2023. 12. 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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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2일과 지난 21일 군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군정찰위성 위성사진 해상도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이 운용하는 최신 군사정찰위성보다 낮지만 프랑스 정찰위성 수준이고 북한의 군사시설과 미사일 이동식 발사차량 등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를 수집하기에는 충분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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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우주발사체]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호보다 3배 이상 정밀
국방부, 2025년까지 4기 더 쏘아올릴 계획
미국 캘리포니아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한국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엑스(X)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1일(현지시각)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X) 제공

남북이 2일과 지난 21일 군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남북 군정찰위성 능력은 누가 앞설까. 남북 모두 군정찰위성의 정확한 성능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다. 군정찰위성이 제 구실을 하려면 고도 400~600㎞에서 찍은 영상이 서브미터급(지상의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 해상도를 확보하는게 관건이다.

북한은 군정찰위성으로 한반도와 미국 전역, 로마와 이집트까지 촬영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촬영물을 공개하진 않았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도 군정찰위성이 찍은 사진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군사기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

군 관계자는 정확한 해상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군정찰위성은 다목적실용위성 3에이(A)호(아리랑 3A호) 해상도보다 3배가량 정밀하다"고 설명했다. 아리랑 3A호는 0.55m급 해상도 광학렌즈를 장착했는데, 가로세로 각각 55㎝짜리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하는 수준이다. 이보다 3배 이상 정밀도를 구현한 만큼 사람이 걸어가는 동선이 파악되고 거리를 달리는 교통수단 종류가 승용차, 트럭, 버스인지 구별이 가능하다. 군정찰위성 위성사진 해상도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이 운용하는 최신 군사정찰위성보다 낮지만 프랑스 정찰위성 수준이고 북한의 군사시설과 미사일 이동식 발사차량 등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를 수집하기에는 충분하다고 한다.

군정찰위성의 해상도를 결정하는 것은 광학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위성의 크기에 달려 있다. 위성이 클수록 고해상도의 카메라를 싣고 고성능의 통신 장비 탑재가 가능해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한국 위성은 중형급이고 북한은 소형이다. 북한이 5월과 8월 잇따라 실패한 데 이어 지난달 세 번째 발사한 위성 만리경 1호는 길이 1.3m, 무게 300㎏, 해상도는 1m 이상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한국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엑스(X)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1일(현지시각)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X) 제공

한국은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이 있는데 군정찰위성은 왜 쏘는 걸까.

적시성과 주기성 때문이다. 다목적실용위성은 지도 제작, 환경 및 자원 탐사, 해양 감시, 국토 관리 등에 쓰인다. 촬영대상이 다양하고 광범위한 영역을 찍는다. 이와 달리 군은 위협세력의 주요 시설이나 핵심표적에 대한 영상정보 수집이 필요하다. 상대의 특이 동향을 제때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적시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영상정보 수집 대상에 대한 주기적인 관측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목적실용위성은 여러 정부 부처가 사용하므로 필요할 때 영상정보 수집 및 제공이 어렵다.

북핵, 미사일 위협이 높아지자, 2018년부터 한국은 군 독자적인 임무계획 수립 및 영상정보 수집이 가능한 군정찰위성 확보에 나섰다. 2일 발사된 군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며 하루 2회씩 특정 지점을 방문해 감시,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국방부는 앞으로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올려 총 5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정찰위성 5기를 모두 확보하면 북한의 특정 지점을 2시간 단위로 감시, 정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무게 100㎏ 미만의 초소형 위성 수십기를 쏘아 재방문 주기를 30분까지로 단축한다면 북한지역에 대한 사진과 영상 촬영 횟수가 더욱 늘어나 세밀한 감시정찰이 가능해진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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