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이재명' 흔드는 인요한·이낙연…파급력은 '글쎄'

김주훈 2023. 12. 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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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이낙연, '비대위설·사법리스크' 재점화
총선 앞두고 시작된 권력 다툼…큰소리 나지만 효과는 '그닥'
비판에도 견고한 여야 대표 영향력…지도부 흔들기는 계속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대표를 흔드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당내 수면 아래에 있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과 당대표 사법리스크를 다시 꺼내 여론전에 나섰지만, 내부에선 크게 동요하지 않은 분위기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는 소위 당 비주류 인사들이 주로 지도부를 흔들기 위해 펼쳤던 공세 수단으로 꼽힌다. 당내 갈등을 촉진시키긴 했지만, 소수 의견에 그친 만큼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영향력이 강한 인사들이 예상치 못하게 이 공세 수단을 꺼내자 당내 여론이 술렁이는 분위기다.

◇ 비대위로 지도부 흔드는 인요한…與 '사실무근' 난색

국민의힘 내에선 비(非)정치인 출신이긴 하지만 혁신위원회의 수장인 인요한 위원장이 비대위 출범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해 하태경·김웅 의원 등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의 주장이 인 위원장 입에서 나온 것이다. 인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가 전권을 주고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무엇보다 비대위 전환은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이자 김기현 대표 체제로서 총선을 치르기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당에서 필요에 따라 무엇이든 계획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김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뜻인가'라는 취지에 질문에는 "선거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필요하다면 그런 것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 권한 밖"이라고 답했다. 비대위 전환은 혁신위 권한 밖이라도 강조하면서도 우회적으로 김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인 위원장은 자신의 핵심 혁신안인 '당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등 당 주류 인사에 대한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혁신안 관철을 위해 공천관리위원장에 자신을 추천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당내에선 '자기 정치'를 위한 발판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비대위'가 주는 의미가 지도부를 흔드는 의미인 만큼, 인 위원장이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기현 지도부가 완전체가 된 지 일주일이 됐다"며 "총선이 4월인데, 비대위를 얘기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당내에선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김 대표를 찾거나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을 들어 김 대표의 영향력은 견고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로 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고,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원희룡 등 이름이 언급되는 것은 당내 일부 호사가들이 장난을 치는 것"이라며 "당대표 권한은 견고하며 이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김 대표"라고 했다. 지도부 관계자도 "김 대표가 스스로 내려올 경우 비대위가 성립될 수 있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고 그런 분위기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7월 2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나 귀국 축하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 이재명 때리며 비명계 규합나선 이낙연…동요 없는 친명

민주당에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며 현재 지도부 체제로는 총선이 어렵다는 주장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대표와 치열하게 맞붙은 이낙연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면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6월 1년간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별다른 행보 없이 잠행을 이어왔다. 그러나 총선이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자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사법리스크를 집중적으로 건드리며 지도부 흔들기에 매진하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장 일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 일을 어떡할까,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당연히 말을 할 법 한데 지금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없을 정도로 사법리스크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과 이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당내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여기다 당대표 사퇴 촉구에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이재명 체제 흔들기'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전 대표의 행보는 당내 비주류 인사들에 대한 세력 규합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명(비이재명)계 인사 사이에선 내년 총선 공천 탈락 우려 분위기가 확산되는 만큼, 이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당내 중진 등 몇몇 의원에게 "전우들의 시체 위에서 응원가를 부를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후보 중심의 선거에선 지지 유세를 할 수 없다는 의도로 풀이되는 만큼, 공천권을 두고 향후 목소리를 더욱 키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 전 대표의 '당대표 흔들기'에 크게 동요하지 않은 분위기다. 한 민주당 친명계 의원은 "민주당은 대표를 중심으로 모여 이겨내는 것이 맞다"며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총선에서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는 이미 판단은 다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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