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어본 입 삽니다”…전통주 ‘일타강사’가 추천한 6가지 뭐길래 [푸디人]
위스키와 와인 못지 않게 대한민국의 전통술도 수백여가지에 이른다.
대기업을 뛰쳐나와 전통주에 빠진 젊은 양조인, 한국에 와서 전통주를 마신 뒤 아예 양조장을 차린 외국인, 새로운 전통주를 만들어내겠다는 집념 하나로 뛰어든 청년 등 전통주 업계에 새로운 피가 수혈된 덕분이다.
물론 수십년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온 명인들이 길을 닦아 주시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들의 스토리 하나하나가 술에 배어 옛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멋있고 맛있는 전통주들이 나오고 있는 이 시점에, 어찌 ‘푸디人’이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젊음의 상징, 홍대에서 전통술 전문점인 ‘한국술보틀숍’을 운영하는 주봉석 대표를 일타강사로 모시고 내게 맞는 전통주를 찾아 나섰다. 각양각색의 전통술을 만나보기 위해서는 전문으로 판매하는 전통술 보틀숍이 제격이다. 규모가 큰 보틀숍에는 약 300여가지의 술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며 일부 상품은 시음도 가능하다.
참고로 주 대표는 문화 콘텐츠 개발 및 공연기획자로 약 18년간 커리어를 쌓아오다가 전통주의 매력에 빠져 2014년 전통·민속주 명인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전통민속주협회에서 함께하고 있다.
전통술 ‘일타강사’ 주 대표가 맥주보다는 소주를 좋아하고 위스키와 와인에 최근 눈을 뜬 기자에게 추천해준 전통술 6가지부터 살펴보자.
‘소주다움’은 한국적인 특징이 담긴 진정한 소주다운 소주를 찾아가는 미음넷 증류소의 첫 번째 증류식 소주 브랜드이다. 100% 쌀 증류식 소주로 지역에서 생산된 국내산 쌀을 사용한다. 풍부한 맛과 향을 표현하기 위해 정통 증류방식을 채택, 동 증류기를 사용하여 상압에서 2회 이상 단식 증류한다. ‘소주다움’은 15도~25도 사이의 온도에서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 맛과 향기가 가장 풍부하게 표현된다. 소주다움27 외에 그간 동났던 소주다음59.5와 소주다움45도 재판매 중이다.
송충성 미음넷증류소 농업회사법인 대표는 1995년 삼해소주를 마셔보고 단번에 반해 무작정 서울시무형문화재이자 삼해소주 명인 고(故) 김택상 선생님을 찾아가 제자가 되었고 전통주를 배웠다.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전략사업본부 등에서 근무하고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도 역임한 그가 전통주에 미쳐 버린 것이다.
더 배우고 더 익혀 전통에 뿌리를 두되 전통에만 머무르지 말고 더 좋은 술을 만들라는 선생님의 당부를 받들어 약 7년 넘게 칼을 갈고 닦았다. 그리고 2022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주관 예비창업패키지에 전통주 업계 최초로 선정된 후 경기도 파주시 야당동에서 그해 8월 1일 전통주 제조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
병풍처럼 둘러싼 치악산 아래 텃세가 없고 정이 많아 누구라도 살기 좋은 고장, 원주. 원주의 맑은 물에서 키운 쌀 ‘토토미’를 사용한 모월은 서늘한 기온의 치악산 기운을 받아 저온장기발효와 숙성을 통해 탄생했다. 모월은 오직 쌀, 누룩, 물로만 빚었으며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았다. 또한 초류와 후류를 과감히 버려 특유의 누룩향이 강하지 않아 목넘김이 부드럽고 깨끗한 뒤끝과 은은한 향을 담고 있다.
김원호 모월 대표는 모월에 대해 “이 땅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을 차별없이 품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 담긴 우리술”이라고 정의한다.
‘모월 인’은 최고의 우리술을 가리는 ‘2020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세상에 빛도 보지 못하고 없어질 뻔한 ‘모월 인’이 대통령상 받고 대박난 사연은 동영상 참고하시길~
조선시대 제주도와 전라도의 병권을 총괄하던 전라 병영성이 있는 강진군 병영은 예로부터 귀리나 보리가 많이 나던 지역으로, 장군들이 보리로 술을 내려 마셨으며 그 가양주가 이 지역에 전통주로 이어져 내려왔다. 이 전통주를 복원한 것이 바로 ‘병영소주’이다.
‘병영소주’는 청정 지역인 강진 지역의 유기농 햇보리쌀과 전통누룩으로 담가 오랜 시간 저온 발효시켜 증류한 후 1년 이상 숙성시켜 고소한 보리 향이 은은하게 나며 끝맛이 깔끔한 증류식 보리소주이다. 또한 그 당시 장군들이 즐겨마시던 술의 명맥을 이어와 햅쌀과 복분자, 오디로 빚은 ‘병영사또’도 있으니 같이 마셔봐도 좋을 듯!
병영소주를 복원한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1호’ 김견식 명인은 안타깝게 지난 6월 86세로 별세했다.
김 명인은 18세 되던 1957년 병영주조장에 입문해 막걸리 제조 기술을 배웠다. 당시에는 김 명인의 친척인 김남식 사장이 주조장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한다. 1980년대 초반 양조장이 사양길에 들어서자 김 사장은 김 명인에게 양조장을 넘겨주었다. 이후 양조장을 홀로 지키며 명맥이 끊겼던 지역의 가양주인 병영소주를 복원하게 되었다.
2013년에는 전 세계 60개국에서 1250종의 주류가 참여한 국제 주류품평회에서 ‘설성사또주’로 당당히 은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영국 국제 주류품평회에서도 은상을 수상하며 강진의 술을 널리 알렸다.
‘두레앙’은 달콤한 거봉 와인 두레앙 와인을 감압식 증류기로 42도에서 증류하여 불에 탄 냄새가 없고 향이 좋으며 목넘김이 부드러운 과실증류주이다. 증류 과정에서 두통을 유발하는 초류와 후류를 제거해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맑은 미색을 가지고 있으며 포도껍질향이 산뜻하게 올라온다.
‘두레양조’는 2000년에 설립하여 천안 입장면 거봉마을 농가에서 생산한 포도로 품질 좋은 포도주, 증류주, 브랜디를 선보이고 있다. 1996년 정부의 포도가공식품 100% 수입개방 발표 이후 가공산업이 활성화되어야 포도산업 또한 성공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주류제품을 생산 중이다.
두레앙 와인은 국내산 거봉포도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토양조건을 개선하고 와인의 맛을 살린 제품이다. 두레앙 와인은 농약잔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 포도봉지를 씌우고 농약대신 석희보르도액을 살포하여 농약잔류 문제를 해결한 친환경 포도로 생산한다.
선비 진(GIN)은 2019년 한국에 토끼소주 양조장이 지어진 이후 2021년 탄생한 양주 브랜드이다. 런던 드라이 진 스타일로 솔잎, 감초, 천혜향, 감귤껍질 등을 넣어 만들었다고 한다.
토끼소주는 미국인 브랜 힐 대표의 손에서 탄생했다. 대학 졸업 후 맥주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던 브랜 힐 대표는 2010년 말 한국에 들어와 여러 양조장을 여행하며 깊은 영감을 받아 2012년 뉴욕 브루클린으로 돌아간 후에도 우리나라 전통주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브루클린의 한식당으로부터 세상에 하나뿐인 소주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2016년 2월 토끼소주가 탄생했다. 그리고 2020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충청북도 충주에 새 둥지를 틀었다.
토끼소주라 이름을 붙인 것은 한국에서 보낸 2011년이 토끼의 해였고 그의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였기 때문이다. 또한 달나라에 토끼가 산다는 한국 설화에 착안해 토끼 소주라 이름 붙였다.
‘추사40’은 예산사과와인에서 100% 사과만을 착즙해 발효하고 다단식 동 증류기로 증류한 뒤 오크통에 숙성해 탄생한다. 칼바도스(Calvados)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에서 유래한 술로, 사과주를 원료로 하는 증류주를 일컫는데 추사40은 ‘한국의 칼바도스’로 손색이 없다.
이미 추사40은 각종 주류 상을 휩쓸며 국내에서는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 2018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증류주), 2019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대상(증류주), 2022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대상(증류주)을 받았다.
특히 추사47은 7년의 연구를 통해 개발된 추사40의 한정판이다. 2500일이 넘는 기다림을 통해 탄생했으며 첨가물 없이 하나의 오크통을 선별 후 그대로 추출해 단 400병 뿐이다. 프랑스산 참나무 오크 숙성을 통해 부드러운 바닐라향과 사과향의 풍미를 지녔다.
와이너리가 있는 예산은 추사(秋史) 김정희 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추사의 삶과 정신을 담은 술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또한 사과는 대표적인 가을 과일로, 추사는 가을 사과를 의미하기도 한다.
예산사과가 처음 재배되었던 지역인 고덕면에 자리 잡은 은성농원은 3ha의 드넓은 농장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하고 있으며 품질 좋고 맛 좋은 사과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예산에서는 유일하게 ‘예산황토사과특구’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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