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챙기고 노인 일자리 확보...‘두 토끼’ 잡은 용인교육지원청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3. 12. 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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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교육지원청 제공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꼽자면 돌봄 공백 해소와 노인 일자리 확보다. 맞벌이 부부가 급격하게 늘면서 가정에서는 아이들을 책임지고 돌봐줄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해졌고, 돌봄을 맡으려는 인력 확보는 어려워지면서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져서다. 노인일자리 역시 은퇴 후에도 노동이 가능한 체력적 조건을 가진 노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집에 홀로 남게 되면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불러올 수 있어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힌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돌봄과 노인일자리를 하나로 묶은 시스템을 마련했다.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으로 시니어인력을 투입하기로 한 것. 용인교육지원청은 용인시니어클럽과 협약을 하고 만 60세 이상의 시니어들을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 교실에 투입했다. 지난해 8개교 15명의 시니어인력을 투입했던 사업은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면서 올해는 15개교 25명의 인력 투입으로 몸집을 키웠다. 노인일자리와 돌봄 공백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용인교육지원청의 사례를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정답을 얻고자 한다.

용인교육지원청 제공

■ 마을 어르신이 함께 키우는 아이... 단단한 협력체계 구축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은 쉼·놀이·자기주도 활동을 위해 학교 여건에 맞는 질 높은 학생중심 돌봄공간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해 다양하게 활용하고 방과후돌봄 공간으로 겸용해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관리인력은 학교 내 운영인력을 확보하되 부득이할 경우 학교 여건에 따라 퇴직 교원이나 재능기부, 대학생 자원봉사 인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러한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 인력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을 활용하기로 했다. 노인일자리 사업이란 근로능력이 있는 시니어에게 적합한 일자리 활동을 지원해 소득을 보충함과 동시에 건강 개선이나 사회적 관계 증진 등 안정된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이다. 시니어의 경력과 활동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 사업인 것. 용인교육지원청은 학교가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 늘봄학교 등에서 활동할 관리인력이 필요하지만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시니어클럽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시니어클럽은 사회서비스형 시니어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시니어의 일자리를 발굴·운영해야 하는 만큼 서로가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이 됐던 셈이다.

이에 용인교육지원청은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을 운영할 때 관리인력으로 시니어봉사자를 단위학교에 지원하고, 용인시니어클럽은 단위학교의 신청을 받아 실질적인 인력 매칭을 담당하게 됐다. 또 용인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 사회서비스형 선정 인력이 직접 매칭교에서 활동하게 되고, 학교는 지원받은 인력이 학교 내에서 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에 현재는 처인구의 백암초, 용인이동초, 한터초와 기흥구의 관곡초, 동막초, 보정초, 석성초, 석현초, 성지초, 용인한일초, 용인한얼초에 시니어교사를 지원했다. 또 수지구는 상현초, 서원초, 솔개초, 수지초에 시니어교사가 배치돼 있다.

용인교육지원청 제공

■ 학생 안전 우리가 지킨다... 활약하는 시니어봉사자들, 만족하는 학부모들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 인력 지원은 시니어봉사자와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다. 만 60세 이상 인력 25명을 투입해 지난 3월부터 12월까지 운영되고 있는 이번 사업은 하루 3시간, 주 5회, 월 60시간을 근무하면서 학생들의 돌봄 공백을 해소했다. 특히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 지원이 되지 않는 방학 기간 등에는 업무 내용을 전환해 이들이 계속해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기도 했다.

이번 사업을 위해 용인시니어클럽에서는 채용절차를 거쳐 시니어봉사자를 학교에 지원했고, 학교는 지원받은 이들이 아이들을 관리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도왔다. 또 매월 25일 전 출근부를 시니어클럽에 제출했고, 인력을 배치할 때는 성범죄나 아동학대 전력을 조회해 검증된 이들을 현장에 배치했다. 다양한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시니어인력이 무리한 행정업무나 허드렛일을 하지 않도록 가이드도 만들었다. 호칭도 단순 봉사자가 아닌 ‘시니어 선생님’으로 해 학교 현장에서 시니어인력들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렇게 배치된 시니어인력들은 학생일지 작성부터 입·퇴실 및 이동관리, 학생 안전 관리 및 지도, 개인활동 보조 및 단체활동 지원·보조, 방과후학교 및 돌봄 운영에 필요한 업무 지원 등을 담당했다.

사업을 마친 뒤 근무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평균 만족도 점수가 10점 만점에 9.60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각 학교에서는 “근무시간을 잘 지키시고, 아이들을 진정성 있게 대해주시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무엇이든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해주신다”,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으로 보살펴줬다”는 평가를 했다.

용인교육지원청 역시 이번 용인시니어클럽과의 연계 협약이 자율적 운영으로 학교와 지역공동체의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사회 연계·협력을 통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도 진정한 의미의 교육공동체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학생이나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학교와 지역 기관이 함께하는 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을 통한 사회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시니어클럽에서도 이번 사업에 참여한 이들이 높은 만족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니어클럽 측은 2023년 용인시니어클럽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에 대한 만족도 및 욕구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재참여 욕구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사업에 참여한 시니어 인력들이 아이들을 통해 활력을 얻으면서 또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시니어인력 지원 사업은 지역에서 반드시 해소해야 할 문제로 꼽히는 돌봄 공백과 노인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방과후학교연계형돌봄’ 운영을 통해 학교 자치문화 형성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도 관련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아이들의 돌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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