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찰위성 1호기 "북한 전역 주야로 손금 보듯 내려다 본다"
2025년 정찰위성 5기 확보, 북한 핵·미사일 도발 징후 감시
연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발사도 준비 중
이는 궤도에 진입한 위성이 현재까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뜻해 발사에 사실상 성공했음을 시사한다.
국방부와 미국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에 따르면 425위성 1호기가 발사 1시간 18분 뒤인 오전 4시 37분쯤 해외 지상국과의 최초 교신에 성공했다.
이후 425위성 1호기는 발사 시점으로부터 6시간 23분 뒤인 이날 오전 9시 41분쯤 국내 지상국과는 교신할 예정으로 이때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위성체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면 최종적으로 발사 성공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미 해외 지상국과 교신되어 국내 지상국과의 교신은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425위성 1호기는 美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약 14분 뒤인 오전 3시 33분쯤 발사체로부터 정상 분리돼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추진체와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 등의 분리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정찰위성 1호는 아리랑 3호보다 해상도가 3~4배 정밀한 고성능 광학,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고도 400∼600㎞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서브미터'급(지상의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상 30c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리랑 3호와 3A호의 해상도는 각각 70㎝급과 55㎝급이다.
이번 정찰위성 1호기의 시스템·본체 설계기술은 100%, 그리고 주요 부품은 65%가 국산화됐다. 탑재체 분야 핵심기줄 중에서도 그 설계기술은 100%, 주요 부품은 약 70%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북한이 5월과 8월 잇따라 실패한 데 이어 지난 11월 21일 심야에 기습 발사한 3차 정찰위성 위성 만리경 1호는 일단 궤도에 올린 것으로 파악되지만 길이 1.3m, 무게 300㎏으로 해상도는 1∼5m 내외로 원하는 목표물이나 목표지역에 대한 뚜렷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것으로 추정돼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와 그 성능과 견주기 조차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 팰컨9의 발사 성공과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하면 전력화 완료는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에 이뤄질 전망이다.
관계자는 "위성의 구동 상태를 점검하고 영상의 초점을 맞추는 검보정 작업을 한 뒤 위성이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판단한다"며 "이와 같은 운용시험평가에는 4∼6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의 독자 정찰위성 확보·전력화 프로그램은 자체 연구개발 등을 통해 북한의 주요 전략표적을 감시·대응하기 위한 '425사업'으로 지난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됐다.
이 사업은 오는 2025년까지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탑재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급) 군사위성을 궤도에 띄워 전력화한다는 국방부의 계획이다.
425사업의 명칭은 합성개구레이더 ‘SAR’(싸)와 전자광학 EO(이오) 장비 영문 발음을 아라비아 숫자 ‘425(사이오)’로 표기한 것이다.
425사업 위성 5기가 모두 궤도에 진입해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약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미사일기지·핵실험장 등 주요시설 정보를 위성사진·영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 발사한 軍 첫 정찰위성 1호기는 EO·IR(Electro-Optical∙Infra-Red) 장비 위성이다. EO∙IR은 감시정찰 분야에서 '눈' 역할을 수행하는 센서로 일반 광학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가 동시에 장착돼 야간에는 적외선 카메라로, 주간에는 광학카메라로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시스템이다. SAR 위성인 2호기는 내년 4월 발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O·IR과 SAR 위성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구름이나 악천후 등 기상과 관계없이 주야간 전천후 영상 촬영이 가능하며, 북한군이 심야에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기동해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를 할 때 이를 포착, 타격할 수 있는 킬체인 역량이 대폭 강화된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군사정찰위성은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의 핵심 전력으로서 종심(縱深)지역·전략표적의 도발징후 감시능력 증강을 통한 '킬체인(Kill Chain)' 역량 강화에 기여해 적을 압도하는 국방태세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 군은 지난해 3월과 12월 각각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1·2차 시험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연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발사도 준비 중이다. 3차 발사에 사용될 고체연료 발사체엔 한화시스템에서 제작한 소형 SAR 위성도 탑재될 예정이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군 첫 정찰위성 성공이 담긴 의미에 대해 "그동안 우주기반 정찰정보는 미군에게 의존해왔는데 한국군도 자강에 기초한 감시정찰 능력도 갖춤으로써 ‘자강+동맹’이라는 투트랙 감시정찰 능력을 구비하는 단초를 마련했다"며 "한국군의 감시정찰 관련 ‘자강’ 역량을 한층 제고시키는 계기된 것"이라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남북한 우주기반 감시정찰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았다는 의미가 있다"며 "북한이 한국보다 10일 정도 앞서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지만 완전성이 결여된 것으로 평가되는 북한의 위성 능력과 달리 한국군의 정찰위성은 세계 5위권의 고성능 위성으로써 실제 작전용 역량을 갖췄단 점에서 북한의 앞선 발사 시점 차이를 상쇄시킨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통상적으로 위성 정보는 고급 정보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활용하지만 북한은 정찰위성을 발사한 당일부터 미 항공모함이나 하와이 등을 촬영했다며 대대적 선전에 치중하는 행태를 보여 미흡한 위성 성능을 선전전으로 보완하려는 속내가 비춰진다"고 지적하고 "북한의 이러한 선전전 및 심리전의 효과를 무력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한국군의 우주전장 주도권을 완성하기 위해선 업그레이든 된 누리호를 통해서 한국의 독자 로켓으로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위성뿐 아니라 로켓에서도 자강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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