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軍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북한 장갑차도 쉽게 식별”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2023. 12. 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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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美 밴덴버그 기지서 ‘팰컨9’ 로켓으로 발사
발사 78분에 첫 교신 성공…운용시험평가 거쳐 내년 상반기 전력화
2025년까지 정찰위성 5기 확보…북한 핵·미사일 도발 징후 감시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2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군정찰위성 1호기가 2일 새벽(한국 시각) 미국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돼 목표했던 우주궤도에 안착했다. 해외 지상국과의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Ⅹ의 발사체 '팰컨9'은 한국 시각 2일 오전 3시19분(현지 시각 1일 오전 10시19분) 미국 캘리포니아 밴덴버그 기지에서 발사됐다. 국방부와 스페이스Ⅹ에 따르면, 정찰위성 1호기는 팰컨9이 발사된 지 78분 만인 오전 4시37분께 해외 지상국과 처음으로 교신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펠컨9의 1·2단 추진체와 페어링 등도 정상적으로 분리됐고,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정찰위성 1호기가 목표로 설정했던 우주궤도에도 정상 진입했다. 국방부는 해외 지상국과의 첫 교신을 통해 정찰위성 1호기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위성의 상태도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찰위성 1호기는 지금부터 4~6개월 동안의 운용시험평가를 실시한 뒤 내년 상반기에 전력화된다. 군 당국은 운용시험평가 기간 동안 정찰위성의 구동 상태를 검사하고 위성 촬영 영상의 초점을 맞추는 검보정 작업을 시행하며 촬영 영상의 품질도 평가할 계획이다.

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km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전자광학(EO)과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며 하루 수차례 정해진 지점을 방문해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촬영 영상의 해상도는 0.3m급이다. 지상 30c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어 3m급으로 알려진 북한 정찰위성에 비해 성능이 월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상 30cm 물체를 식별한다는 것은 3m 크기 장갑차에 적혀있는 넘버링 소위 식별번호까지 판독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북한의 웬만한 장갑차 정도는 쉽게 식별할 수 있어 북한의 군사 동향을 세밀하게 파악하는게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상도와 EO·IR 동시 운영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정찰위성의 성능은 세계 5위 이내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내년 4월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올려 2025년까지 총 5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위성들도 모두 팰컨9에 탑재돼 발사된다. 팰컨9은 세계 유일의 재사용 발사체로, 발사 비용이 적게 들고 발사 성공률도 높기 때문이다. 우리 통신위성 '무궁화 5A호'와 '차세대소형위성 1호', 군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 등도 이 발사체를 썼다.

국방부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을 올리는 데 필요한 평균 비용은 고도 1km당 2만 달러이나 팰컨9은 5000달러"라며 "발사 성공률도 99.2%로 현존하는 발사체 중 신뢰도가 가장 높다"고 전했다.

2025년까지 확보하는 5기의 정찰위성 중 2~5호기는 EO·IR 장비를 탑재한 1호기와 달리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를 적용한다. SAR을 탑재한 위성 4기는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쏘아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 합성을 통해 영상을 만들며, 날씨와 관계없이 관측이 가능하다. EO·IR 위성은 SAR 위성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날씨에 영향을 받아 구름이 많이 낄 경우 감시가 제한된다.

정찰위성 5기가 모두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미사일기지·핵실험장 등 특정 지점 정보를 사진·영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군은 독자적인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했다"며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 전력으로 킬체인 역량 강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적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에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대량응징보복(KMPR)을 더한 개념이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우리 군은 신속한 징후 감시 및 조기경보를 위한 초소형위성체계 사업도 체계개발 진행 중"이라며 "정찰위성과 초소형위성체계의 상호보완적 운용으로 군 독자적 감시정찰 자산의 역량을 극대화해 북한과 경쟁 구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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