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 찾은 탈북민 소재 단편영화제

이상현 2023. 12. 2. 09: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탈북민들이 처음 남한에 오면 석달 간 머물며 정착교육을 받아야 하는 공간이 있죠?

◀ 차미연 앵커 ▶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바로 하나원인데요.

최근 이곳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탈북민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들 상영회가 탈북민들 앞에서 개최됐다네요.

그 현장을 이상현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남한정착 초기 석달 동안, 여러 사회적응 교육을 받으며 합숙하는 공간이어서 탈북민들이 제2의 고향이자 친정집으로까지 여긴다는 하나원.

지난해부터는, 사회에 진출한 수료생과 그 가족들을 초청해 친정집 방문 행사도 열고 있는 이곳에 최근 색다른 영화제가 찾아왔습니다.

[박철/하나원장] "북한이탈주민들을 특별한 사람이 아닌 단지 북한에 고향을 둔 우리의 평범한 이웃, 이렇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된 영화제입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탈북민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가 공모됐고 총 62편이 응모해 4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는데요.

하나원 시사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잠시 후 이곳 하나원에서 탈북민들의 힘겨운 남한정착 과정이 표현된 영화들이 처음으로 상영된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들이 담겼을까요? 함께 들어가보시죠."

하나원 관계자들과 갓 탈북해 현재 정착교육을 받고 있는 하나원 교육생들, 그리고 하나원 수료 뒤 직업훈련을 받기 위해 이곳을 다시 찾은 탈북민들이 관람석을 채웠고요.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대상 작품이 먼저 상영됐습니다.

서울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탈북여성 서희.

남한사회 적응이 아직 부족해 버스 놓치기가 일쑤고, 한푼이라도 더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구해나섰지만 그때마다 벽을 실감합니다.

"북한에서 왔어요.." "아 그러시구나....." "나 북한사람 처음 봐."

편견과 차별.

이 때문에 집에 놀러온 친한 직장 동료에게도 자신의 출신을 숨기는데 급급한데요.

하지만 그 동료는 서희가 탈북민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평범하게 대해왔고, 이에 서희는 자신의 원래 이름이 서희가 아닌 금희라고 털어놓으며 소박하게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최진실/<서울가스나 금희> 연출] "탈북민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조심스러운 마음에 깊은 상처를 시나리오로 쓰기보다는 좀 더 일상에서 많이 우리가 다룰 수 있는 그런 스토리로 짜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각종 면접과 채용 과정에서의 편견과 차별은 이어진 다른 작품에서도 등장했습니다.

"아니, 제가 '서빙 급구' 냈었잖아요. 그게 지원자가 없다가 조건에 맞는 사람이 딱 한명 지원했는데 그게..탈북민이에요."

"서빙 구하는거면 좀 그렇지 않나? 손님들이 아무래도 조선족은 익숙해도 탈북민은 안 익숙하잖아?"

하지만 직접 만나보니 생각과는 달리 성실함과 책임감이 느껴졌고요.

"근데 말투가 여기 분이 아니신가?" "조선족입니다." "아, 이 분, 탈북민이세요, 조선족이 아니라"

이렇게 마음의 벽을 허물자 친구처럼, 가족처럼, 하나가 됐습니다.

7년 전 탈북해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20대 청년.

어느날 밤, 70대 노인이 다짜고짜 경남 합천으로 가자고 해서 먼 길을 운전해 목적지에 도착했는데요.

"대체 여가 어디고?" "기억 안 나세요? 대리 부르신 거?" "합천이잖아요."

오래전 고향이 수몰돼 졸지에 실향민으로 살아왔고, 근래엔 치매를 앓기 시작하기도 한 노인이 다시 고향을 찾은 겁니다.

"여기가 내 고향이데. 다시 몬올 줄 알았는데 40년 만이래이"

청년 역시 고향인 북한 원산을 떠난 탈북민이고, 부모님 생사도 알 수 없게 됐다는 걸 듣고서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요.

수몰민과 탈북민, 두 실향민은 각자의 고향을 향해 절을 올리며 가슴 깊이 맺혀 있던 한을 풀어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도 나왔는데요.

남한 정착 13년 동안 대학도 나오고 취업도 했지만, 편견과 차별에 시달려온 한 탈북 여성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담았습니다.

""거기서 왔다는 거 애길 왜 안했어?" 이러는거야."

그 편견과 차별에 낙담하지 않고 당당하고 멋진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친구를 응원하고 있는 작품.

[홍보람/<터닝포인트 ing> 연출] "친구가 전에 회사를 다니다가 거기에서 좀 차별을 당했어요.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이유로. 그러고 나서 그 친구가 차별에 굴하지 않고 그 차별을 발판 삼아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남한 출신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다뤄본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 이야기.

탈북민들은 적지 않게 위로를 받았고요.

[하나원 수료 탈북민] "저희를 위해 이렇게 영화도 만들어주시고 조금이라도 저희 아픔을 덜어주려고 애쓰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모두가, 영화의 메시지처럼 편견과 차별이 없는 하나된 세상을 꿈꿔봤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이상현 기자(sh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49245_29114.html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