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보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 가지"

CBS 오뜨밀 2023. 12. 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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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몰이 <서울의 봄> 예습 키워드 세 가지
① 10.26 사건: 쿠데타를 불러온 권력 공백
② 하나회: 박정희가 키운 전두환과 노태우
③ 서울의 봄: 총으로 진압당한 민주화 운동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영화 <서울의 봄>이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 조석영> 개봉 일주일만에 230만 관객을 넘기며 화제 몰이 중인 영화죠. 오늘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꼭 알아야 될 배경지식을 정리해보려고 하는데요. 영화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10.26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전두환 소장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군인들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서 성공하는 이야기'거든요.


◇ 채선아> 이건 이미 우리가 역사적으로 아는 얘기잖아요. 영화에서도 똑같이 결론이 나는 건가요?

◆ 조석영> 역사와 영화의 결론이 같은데도 정말 재밌다는 평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몇 배로 즐기시려면 꼭 알아야 할 세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첫째, 영화의 시작점인 10.26 사건. 둘째, 하나회란 무엇인가. 셋째, 영화 제목이기도 한 '서울의 봄'입니다.

◇ 채선아> 첫 번째 키워드부터 볼게요. 영화의 시작점이라고 불리는 10.26 사건입니다.

◆ 조석영> 영화의 첫 장면에 군인들이 쫙 모여 있는데 국무총리가 들어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조금 전에 박 대통령 각하께서 서거 하셨습니다" 즉 영화 앞 시점에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거죠. 바로 10.26 사건인데요. 1979년 10월 26일에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총으로 쏴서 살해합니다.


◆ 조석영>  잠깐 여기서 역사를 짚어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1년인 5월 16일에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어요. 1960년에 4.19 혁명으로 이승만 독재가 끝났거든요. 그런데 그다음 해인 1961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잖아요. 5.16 군사 쿠데타를 함께 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따르면, 이미 그해 2월쯤에 둘이서 쿠데타를 계획했다고 합니다. 김종필 전 총리는 당시 이미 군에서 강제 예편된 상황이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좌천됐다고 하거든요. <서울의 봄>에도 쿠데타의 주역인 전두환 소장, 노태우 소장이 좌천되는 상황이 나옵니다. 즉 자기가 권력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 권력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군인들이 민주화의 희망이 찾아온 순간에 무엇을 하느냐,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5.16과 12.12는 연결돼있죠.  

◇ 채선아> 쿠데타의 역사가 반복되는 거네요.

◆ 조석영> 박정희 대통령이 10월 26일에 사망하기 전까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짚어보면요. 유신헌법을 만들어 종신 대통령의 길을 열었는데, 오일 쇼크로 인해 경제가 안 좋았어요. 또 YH 사건을 비롯해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도 심했고, 정권의 여러 문제에 대한 저항운동인 부마항쟁이 일어납니다. 이런 정권의 위기 상황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 뒤에, <서울의 봄> 영화가 시작되는 거죠.

 
◇ 채선아> 그 뒤로는 우리가 역사시간에서 배웠듯이 군사 쿠데타가 벌어지는 거잖아요.

◆ 조석영> 그 결과는 우리가 배워서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군대 안에서, 군인들 사이에서 그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교과서에서 배우진 않죠. 영화가 각색을 더해 그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12.12 쿠데타의 핵심은 바로 하나회입니다.

◇ 채선아> 영화 <서울의 봄>을 보기 전에 꼭 알아야 할 두 번째 키워드죠. 하나회란 무엇인가.

◆ 신혜림> 하나회는 육군사관학교 11기였던 전두환-노태우 두 군인이 중심이 되는 조직이죠. 군대 내 사조직, 쉽게 말해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권한도 체계도 없지만 자기들끼리 친하게 지내고, 업무상 편의도 봐주고 진급에도 선배가 후배 끌어주는, 그런 관계였던 거죠.

◇ 채선아> 정치권이나 큰 기업에서 보이는 파벌이나 계파 같은 건가 보네요.  

◆ 조석영> 그런데 하나회는 단순한 파벌 이상인 게, 들어갈 때 충성서약을 했다고 해요. 그 내용이 "하나회 선후배 동료들에 의해 합의된 명령에 복종한다"는 건데, 이게 문제가 됩니다. 군대는 계급 사회고 상명하복이 있잖아요. 그러데 하나회는 그 계급을 넘어 하나회 사람들끼리 합의된 내용에 따라 행동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영화에서도 실제 역사에서도 하나회 군인들이 훨씬 계급이 높은 직속상관의 명령을 무시하고 하나회의 합의된 목표에 따라 쿠데타를 밀어붙이는 일이 벌어진 거죠.


◇ 채선아> 군대 내에서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요?

◆ 조석영> 당연히 있을 수 없죠. 하극상입니다.  

◇ 채선아> 어디 믿는 구석이 없고서야 이렇게 막 나갈 수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 조석영> 하나회가 이렇게 되기까지 여러 맥락이 있는데요. 어쨌든 뒷배라고 할 수 있는 건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군사정변으로 권력을 잡고 1년 반 정도 후에 형식적이나마 민주주의를 흉내 내려고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 선거도 하거든요. 자기 사람들을 국회에 많이 넣으려고 5.16 수습 과정에서 활약했던 전두환 당시 대위를 만나 국회의원 출마를 권유했다고 해요. 그런데 당시 전두환 대위가 '군대에도 (박정희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 신혜림> 형식적으로는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니까 틀린 말이 아닌데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아니라 '박정희'라는 인물에 방점이 있었던 거죠?

◆ 조석영> 그렇죠. 그리고 본인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군대를 자기가 장악하고 있어야 안심이 되지 않겠어요? 안 그러면 자기도 뒤통수 맞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대통령이 된 뒤에 진급이나 포상을 통해서 하나회 사람들에게 힘을 몰아주기 시작합니다.

◆ 신혜림> 결국 독재자 대통령이 뒷배를 봐줘서 하나회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일 수 있었던 거고, 우리 역사에서 두 번의 군사 쿠데타(5.16, 12.12)에 모두 박정희 전 대통령 책임이 있는 거였네요.  

◆ 조석영> 군대에서 이런 사조직을 계속 내버려둘 수 없잖아요. 그래서 하나회 출신이었던 노태우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에 집권한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 10일 만에 하나회를 전격 해체시켜 버립니다. 그리고 1995년에 군사 쿠데타의 핵심인물이었던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서게 되는 게 하나회의 마지막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죠.


◇ 채선아> 이 하나회가 <서울의 봄>을 보기 전에 꼭 알아야 될 두 번째 키워드였던 거고요. 마지막 키워드로 가보겠습니다. 바로 제목인 <서울의 봄>이에요. 이 영화가 12월 12일을 중심으로 앞뒤 며칠 사이를 다루고 있는데 왜 제목에 봄이 들어가는 거죠?  

◆ 신혜림> 우리 역사에서 '서울의 봄'이라고 하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해당한 1979년 10월 26일부터 5.18 민주화운동 직전인 1980년 5월 17일까지 사이에 벌어진 민주화 운동 시기를 말하죠.

◆ 조석영> 그래서 비록 영화의 배경은 겨울이지만 '서울의 봄'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거죠. 2010년대 초반에 중동에서 있었던 민주화운동에 '아랍의 봄'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처럼 '봄'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비유인데요.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1968년에 체코에서 있었던 '프라하의 봄'입니다.

◆ 조석영>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이후에 그동안 민주화를 열망해왔던 시민들이 엄청나게 시위를 많이 해요. 그걸 막겠다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가 계엄령을 내리죠. 그리고 그에 항의하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공수부대를 동원해 끔찍하게 진압하면서 한국의 민주화는 1987년, 6월 항쟁까지 밀리게 되는 거죠.  

◇ 채선아> 영화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 인터뷰를 보니까 '관객들이 <서울의 봄>을 통해 역사책을 열어보길 바란다'고 했더라고요. 영화 리뷰를 봐도 '교과 수업 자료로 만점짜리 영화다' '12.12 스터디 하고 있다'고 하거든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민주화 운동사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영화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영화 <서울의 봄>을 보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예습 키워드 3가지 정리해 봤습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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