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파파' 만드는 '띵동' 기업 어디?

김지현 기자, 기성훈 기자 2023. 12. 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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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라떼파파가 울린 희망벨④
[편집자주] 스웨덴에선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유모차를 끌면서 육아의 적극적인 아빠를 '라떼파파(Latte PaPa)'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갈수록 육아를 위해 휴직을 선택하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제도는 갖췄지만 기업 문화가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변화의 조짐은 보인다. 올해부터 '아이(童)를 낳고 기르기 위한 특단의 발상(Think)'을 찾아보고, '아이(童)를 우선으로 생각(Think)하는 문화' 조성을 위한 저출산 희망벨 '띵동(Think童)'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머니투데이는 주요 기업들의 남성 육아휴직 현황을 들여다봤다. 실제 남들보다 먼저 육아휴직을 사용한 '띵동파파(Think童+Latte PaPa)'들의 속내를 들어보고, 제도의 미비점도 살펴봤다.

윤모씨는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에 다니고 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아내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끝난 뒤 갓 돌이 지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없었던 윤씨는 사내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제도 덕분에 직접 아이를 돌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육아휴직은 육아의 어려움을 알게 되고,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오롯이 지켜볼 수 있었던 시간"이라며 "휴직 이후엔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가족 정책 주무 부처인 여가부에선 매년 자녀 출산 및 양육지원, 유연근무제도 등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가족친화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인증을 받게 되면 정부·지방자치단체 사업자 선정 시 가점,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받고 공공기관의 경우 경영평가에도 반영된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저출생 해법으로 '남성 육아휴직'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여가부에선 가족친화 인증제에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 3월 미국 뉴욕 맨해튼 주유엔대표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가족친화 최고기업(대기업은 15년, 중소기업은 12년간 여가부의 가족친화등록제를 각각 유지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남성 육아휴직 강제 할당을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여가부에 따르면 김 장관 발언 이후 가족친화 최고기업(2022년 12곳)들과 남성 육아휴직과 관련해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법률 등에 의무화된 부분은 아니라 권고 형식으로 논의가 이뤄졌다"며 "현장에선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소득이 감소하는 부분이 있어 근로자들이 이용할 때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여가부는 육아휴직에 따른 급여 차액을 일정 부분 보전해줄 수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남성 육아휴직 제도를 개선토록 했다. 그 결과 여가부의 제안을 반영한 기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경우 배우자 출산으로 사용하는 유급휴가를 10일에서 15일로 늘렸고, 1개월·5개월·1년 등 기업의 사정에 맞춰 육아휴직 급여 차액을 보존해주는 기업들도 생겼다.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3개월 전면 재택을 할 수 있게 한 사례도 나왔다.

여가부 관계자는 "육아휴직을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급여 차액을 기업이 보전해주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재정당국 등 정부 유관 기관들과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올해 발표 예정인 최고기업 10곳에 대해서도 남성 육아휴직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여가부는 2021년 가족친화인증 평가 시 남성 육아휴직 사용과 관련한 가점 배점을 상향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가점 항목 중 남성 육아휴직 이용 배점을 5점에서 8점으로 높였다. 맞돌봄 문화 확산과 남성 육아휴직 이용을 독려한단 취지에서다.

또 대기업 대상 심사항목에서 100점 만점 중 10점을 '남성 근로자 육아휴직 이용률'에 배점하고 있다. 배우자 출산휴가 10일 이상 사용률(5점)도 평가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남성도 일과 양육을 같이 하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하려는 것"이라며 "최고기업들의 경우 법에 있는 것보다 나은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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