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기다린 테슬라 사이버트럭 “별로네”... 이틀 연속 주가 하락, 기대·우려 교차
4년 전보다 높아진 가격과 양산 지연은 부담…당분간 신차 없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시제품 공개 후 4년 만에 시장에 내놓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성능에도 가격이 너무 비싸고, 대량 생산에 문제가 있어 테슬라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가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거래일보다 0.52% 하락한 238.83 달러를 기록했다. 전일에도 테슬라는 1.66% 하락했었다.
미국 언론들은 오래 기다린 끝에 공개된 사이버트럭의 세부적인 내용이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2025년에야 인도가 가능한 가장 저렴한 기본형 사양(후륜구동)의 시작 가격이 6만990달러(약 7974만 원)로, 4년 전에 예고한 3만9900달러(약 5217만 원)보다 53% 비싸졌다.
내년부터 인도받을 수 있는 사륜구동 트림과 최고급 모델인 ‘사이버비스트’의 시작 가격은 각각 7만9990달러(약 1억459만 원), 9만9990달러(약 1억3074만원)다. 이는 경쟁 차종인 포드자동차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시작가 약 5만 달러)이나 리비안의 R1T(7만3000달러)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서 F-150 라이트닝에 대해 “좋은 차지만, 다소 비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이버트럭의 최대 주행거리(사륜구동 트림)는 340마일(547㎞)로, 4년 전에 내세웠던 ‘500마일(약 805㎞) 이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산관리회사 딥워터애셋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다. 가격을 낮추려면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내년에 대량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을 그들(테슬라)은 알고 있다”면서 “현실은 사이버트럭이 아직 실제로 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이 차가 테슬라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자원을 낭비할 것이라며 출시를 전면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사이버트럭 양산으로 테슬라의 현금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시점을 1년∼1년 6개월 후로 예고한 가운데, 그전까지 수익에 크게 기여할 만한 신차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버트럭 출시 지연으로 인해 일부 예약자들이 이미 다른 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대중적인 모델3와 모델Y는 올해 들어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면서 수익성이 전보다 떨어진 상태다. 전기차 수요 자체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망했다.
사이버트럭이 회사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2025년 전까지 당분간은 힘든 ‘보릿고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전날 사이버트럭을 처음으로 구매자 12명에게 인도하는 행사에서 사이버트럭이 기존에 보지 못한 “특별한 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절대 만들어지지 않을 거라고 말했던, 만들기 불가능해 보였던 제품이 세상에 나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사이버트럭은 도로의 풍경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이 이런 미래의 모습을 구현한 데 더해 픽업트럭이 갖춰야 할 힘과 실용성, 스포츠카보다 빠른 속도, 방탄이 가능한 차체 등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고 전날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사이버트럭을 처음 건네받은 소셜미디어 레딧의 공동창립자 알렉시스 오헤니언은 이 차를 주행한 경험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다.
그는 “첫 느낌이 부드럽고, 모델X처럼 잘 달린다. 크지만 다루기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차가 “최고로, 최고로 미래지향적인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박정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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