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타도 괜찮죠?"… 쉴 새 없이 운항하는 항공기들
[편집자주]저비용항공사(LCC)는 기존 항공사가 기본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항공권 가격을 낮춘 항공사다. 동일 기종 위주로 기단을 꾸려 운영 효율을 높이고, 단거리 노선에 주로 취항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 LCC는 육상 이동의 불편을 극복하기 위해 생겨난 만큼 수요도 충분하지만 국내 LCC는 최소 요건만 갖춘 채 우후죽순 늘어나 안전문제 등 최근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①"LCC 타도 괜찮죠?"… 쉴 새 없이 운항하는 항공기들
②LCC 툭하면 지연·결항… 활주로에서 대기 중인 여객들
③제대로 된 MRO도 없이 난립한 LCC
국내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올해 최대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할 때 적은 인원으로 항공기 가동률은 최대로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LCC들의 실적 경신에 놀람과 동시에 안전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로 2020년 거의 모든 하늘길을 막았다. 그 여파로 국내외 항공사들은 타격이 불가피했다. 국내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들은 장거리 노선용 대형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수익창출에 나섰지만 작은 비행기로 근거리만 취항했던 LCC들은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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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까지 누적 경영실적은 LCC 선두인 제주항공이 매출액 1조2289억원, 영업이익 1383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매출액 9901억원과 영업이익 1371억원으로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진에어는 매출액 9340억원 영업이익 1354억원, 에어부산은 매출액 6418억원 영업익 125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호전은 LCC들이 항공기 운항을 분주히 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각 항공사들의 3분기 사업보고서에 게재된 여객기 월평균 가동시간(총 유상 비행시간을 운영대수로 나눔)을 살펴보면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22시간과 297시간이다.
LCC들은 쉴 새 없이 뜨고 내리며 항공기 가동시간을 늘려 폭발적으로 증가한 여행 수요에 대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같이 쉼 없이 운항하는 항공기 탑승에 대해 안전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항공업계는 보유 기재를 최대한 활용했을 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떨쳐내기 어렵다.
LCC업계 관계자는 "기종마다 정비 주기가 정해져 있는데 해당 시점이 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운항해야 수익을 높일 수 있다"며 "계속 운항하기 위해선 그에 따라 기체를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항공기 안전기준 중 하나인 '기령'(항공기 나이)은 현재 경년기 기준으로 불리는 20년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 한 해외 항공사의 항공기에서 동체 피로 누적으로 지붕이 뜯긴 상태로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20년을 기준으로 삼았고,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들이 이 기준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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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안전법 제56조(승무원 등의 피로관리) 등에서는 운항승무원의 승무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연속 24시간 동안 최대 승무시간-비행근무시간 기준은 기장이 1명일 때와 기장 외 조종사 1명이 있을 때는 최대 승무시간 8시간, 최대 비행근무시간 13시간이다. 외에도 조종사를 어떻게 조합해 투입하느냐에 따라 승무시간은 16시간, 비행근무시간도 20시간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운항승무원의 휴식시간도 당연히 보장되는데 8시간 미만 비행근무 시 10시간 이상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 9시간 이상 10시간 미만이면 12시간 이상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유 항공기를 그냥 세워두는 건 손실이어서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맞지만 기재를 타이트하게 운영하면 문제 발생 시 위기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FSC들이 항공기 운영에 여력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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