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찰위성 1호 발사 성공… "우주감시정찰 능력 확보"(종합2보)
목표 궤도 진입 뒤 해외 지상국과 첫 교신에도 성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이른바 '425사업'의 일환으로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2일 목표 궤도에 안착한 뒤 지상과의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국방부와 미국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에 따르면 우리시간 이날 오전 3시19분쯤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된 425위성 1호기가 발사 1시간18분 뒤인 오전 4시37분쯤 해외 지상국과 교신했다. 이는 궤도에 진입한 위성이 정상 작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국내 지상국과의 첫 교신은 이날 오전 9시40분쯤으로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425위성 1호기는 약 14분 뒤인 오전 3시33분쯤 발사체로부터 정상 분리돼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추진체와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 등의 분리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425위성 1호기는 앞으로 실제 운용 환경인 우주 환경에서 원격으로 진행하는 우주궤도시험과 군 주관의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본격적인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위성체의 상태 점검과 자세 보정, 촬영 장비 최적화 등 작업을 마치고 전력화하기까진 대개 4~6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425사업'은 북한의 주요 전략표적 감시·대응을 위해 우리 군의 독자 정찰위성을 자체 연구개발 등을 통해 확보하는 사업으로서 2014년 그 추진이 결정됐다. 대북 정찰위성 정보 수집을 사실상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데서 벗어나 국산 정찰위성 시대를 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예산 투입과 함께 위성체 개발이 시작된 건 2018년부터다.
국방부는 이 사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탑재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급) 군사위성을 궤도에 띄운다는 계획이다. 425사업의 위성 5기 가운데 EO·IR 장비 위성이 이번에 발사한 '1호기'다. SAR 위성 4기는 내년 4월 이후 순차 발사될 예정이다.
'425'란 명칭은 SAR(사)·EO(이오)와 비슷한 발음의 아라비아 숫자에서 유래했다.
우리 군 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체로 쓰인 '팰컨9'은 세계 유일의 재사용 발사체로서 올 8월까지 총 246회 발사 중 244회를 성공, 99.2%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우리 통신위성 '무궁화 5A호'와 '차세대소형위성 1호', 군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 등도 이 발사체를 썼다.
425사업 위성 5기가 모두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약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미사일기지·핵실험장 등 주요시설 정보를 사진·영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이날 위성 발사 성공 뒤 배포한 자료에서 "군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군은 독자적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했다"며 "군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전력으로서 '킬체인' 역량 강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킬체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사실상 선제타격하는 개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EO·IR 장비 위성으론 하루 2회씩 북한 내 주요 지점 촬영이 가능하고, SAR 위성은 하루 4~6회 정도 한반도 상공을 지날 것"이라며 "EO·IR과 SAR 위성은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의 이번 정찰위성 1호기는 방사청의 사업관리 아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내 업체가 협력해 개발한 것으로서 시스템·본체 설계기술은 100%, 그리고 주요 부품은 65%가 국산화됐다. 탑재체 분야 핵심기줄 중에서도 그 설계기술은 100%, 주요 부품은 약 70%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특히 "우리 정찰위성의 카메라 해상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서브미터'급(지상의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고 '아리랑3호' 위성보다도 3~4배 정밀하다"고 부연했다.
이번 1호기 위성에 탑재된 지상 촬영용 카메라 등 장비는 가로·세로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해낼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올 5월 발사에 실패한 정찰위성에 실린 카메라는 지상의 가로·세로 3m 크기 수준 물체까지 구별할 수 있을 정도 성능일 것이란 분석이 제시된 적이 있다. 크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425사업과 함께 "신속한 징후 감시 및 조기경보를 위한 초소형 위성체계 사업도 체계개발 진행 중"이라며 "군 정찰위성과 초소형 위성체계의 상호보완적 운용으로 군 독자적 감시정찰자산의 역량을 극대화해 북한과의 경쟁 구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군은 연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발사도 준비 중이다.
군 당국은 작년 3월과 12월 각각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1·2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3차 발사에 사용될 고체연료 발사체엔 한화시스템에서 제작한 소형 SAR 위성도 탑재될 예정이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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