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건 '글로벌 중추국가', 분야별 전략 구체화가 과제[fn기고]

정인홍 2023. 12.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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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설인효 국방대 교수

2023년은 한국 외교의 역사에 기록될 한 해가 될 것이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국익·실용의 외교전략과 튼튼한 국방역량으로, 영향을 받는 국가에서 영향을 주는(influential)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도약'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해왔다. 정부 출범 2년 차를 맞은 올해, 한 해 동안 추진된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는 적지 않은 성과를 산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먼저 한미동맹 강화이다. 출범 직후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수 차례의 국제회의에서 정상 간 만남을 이어온 정부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 미국을 국빈 방문하여 워싱턴 선언(Washinton Declaration)을 이끌어냈다. 워싱턴 선언은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한 양국 간 합의로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NCG)’을 창설했고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 차원에서 주도, 운영해 오고 있다.

정부는 또 지난해 말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 문서를 공식 발간하여 인도-태평양 지역을 배경으로 한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을 구체화했다. ‘인도-태평양’이란 전략 공간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의 공식 지역 개념으로 원용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전략서’ 발간 자체가 역내 역할 확대와 함께 미국과의 협력 의지를 공식화하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는 자유와 가치 등 미국 주도 질서를 상징하는 내용들과 함께 ‘포용성’도 강조하며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역시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정부 출범 후의 적극적인 한일관계 개선 노력과 그 결과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의 성사는 현 정부 출범 후 최대의 외교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전략경쟁 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내의 ‘다양, 다층적 소다자 협력(mini multi-lateralism)’ 구축과 활성화를 승리의 핵심 공식으로 표명했다. 2022년 10월 발간된 국가안보전략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의 10년이 ‘결정적 시간’이 될 것이라 선언했는데 이 기간 동안 미국은 이러한 관계망을 견고하게 구축해 나갈 것이다.

한미일 3국의 국내총생산(GDP)를 합하면 세계 GDP의 1/3 수준이다. 이는 중국의 역내 경제력과 영향력에 대응하여 대등, 또는 우세한 주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향후 쿼드(QUAD), 오커스(AUKUS),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모든 협력망에 생명력과 효과성을 부여하는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미일 3국 간의 정책공조와 협력 의지가 지속될 경우 역내 규칙, 규범 질서 유지, 안정적 공급망 구축 등 질서의 주도력이 확보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겨진 과제가 적지 않다. 향후 핵협의그룹은 점증하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해 한미동맹의 확장억제와 대북 핵억제 체제가 효과적임을 입증해야 한다. 인도-태평양 전략서에서 표시된 각 분야별 이행과제가 분야별로 구체화 되고 실행되어 실질적인 국가전략으로 자리매김 될 필요가 있다. 강화된 한미관계 하에서 한중관계 역시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한미일 안보협력의 경우 단순히 지역 내 안정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 한국 국민에게 효용감을 느끼게 해주는 체제로의 발전이 필요하다. 3국 협력의 발전에 한국이 희생하고 기여한 만큼 향후 협력 이익의 배분에서 한국의 국익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전략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다. 국방대 국가안보문제연구소,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제주평화연구원은 11월 29일 서울 국립외교원 외교타운에서‘글로벌 중추국가, 한국의 안보전략’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본 세미나는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 연구 및 학술회의를 주도해 온 3개 기관이 상호 협력하에 개최하여 더욱 주목된다. 본 행사에는 국내 저명 연구자들이 대거 참가하여 정부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실질적인 수준에서 모색하고 논의했다.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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