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사령관 “中 함정수는 미국 제쳤지만 美 함정이 훨씬 치명적”
“러시아 ‘비대칭 전력’ 핵심으로 잠수함 선택”
“미 해군 분쟁 늘어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 있어”
대서양을 관할하는 미 해군 함대전력사령관 대릴 L 커들 대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 국무부 외신기자클럽(FPC) 주관 회견에서 “러시아는 경제 상태가 수십 년 동안 쇠퇴하면서 ‘비대칭 역량(asymmetrical capabilities)’을 확보하기 위해 잠수함 개발을 선택했다”며 “러시아의 핵잠수함 전력은 매우 위력적이다. 전세계 모든 곳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커들 대장은 경력 대부분을 잠수함에서 근무했다. 냉전 시대 당시 미· 잠수함이 북대서양 및 북국해에서 오랫동안 핵잠수함 개발 경쟁을 벌였던만큼 함대전략사령부는 잠수함 계통 간부들의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버지니아주(州) 노퍽 해군기지 내에 있는 함대전력사령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커들 대장은 ‘러시아의 잠수함 위협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밝히면서 “미 함대전략사령부는 매일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 곳곳에) 탄도 미사일 잠수함들을 배치함으로써 러시아의 위협을 억제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최신 디젤 잠수함은 뛰어난 스텔스 기능으로 탐지가 어려워 ‘블랙홀’이라고 불린다. 최근 타스는 러시아 태평양함대에 적 잠수함 탐지·공격 및 정찰 임무를 수행할 신형 디젤 전기추진식 잠수함이 추가로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커들 대장은 세계 최대 해군기지인 노퍽에 대해 “이곳에서 건조 중이거나 운용 중인 잠수함만 모두 18척 정도”라며 “이 곳엔 미국의 유일한 항공모함 조선소도 있다. 미 해군의 능력은 치명적(lethal)”이라고 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주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노퍽 해군기지와 뉴포트 뉴스조선소 등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해 이를 북한 김정은이 보고 받았다고 지난달 28일 주장했었다.
커들 대장은 이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분쟁이 늘어나면서 미국이 이를 감당할 능력이 되느냐는 질문에 “2011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아시아 중심 전략으로 인해 해군 역량을 아시아 지역으로 대폭 집중하기 전 미 해군은 전 세계 해역에서 역량을 비슷한 비중으로 나눠 담당했다”며 “(어떤 분쟁이 동시다발로 벌어져도) 미 해군은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의 위협에 대해선 “(중국의) 역내 위협이 강화되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 중국은 대만, 남중국해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늘리고 있어 미국을 걱정시키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잠수함과 항공 모함 등을 통해 인태 지역에 미 해군을 주둔시키고 이를 통해 위협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정말 중요한 이유”라고 했다. 커들 대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태평양 함대 사령부에서도 근무했었다.
이날 커들 대장은 “미국의 선박 건조는 수요가 매우 높다. 우리는 매년 버지니아·포드급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구축함·연안 전투함도 만들고있다”며 “(하지만) 조선(造船) 및 선박 수리, 주문 납품 등에 (미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고 했다. 실제 작전 능력이나 위력에서는 중국이 미 해군이 크게 못 미치지만, 이미 양적인 면에서는 중국 해군이 미국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미 국방당국에 따르면 미 해군 함정이 300척 미만, 중국 해군 함정이 340척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2년 내 중국 보유 함정이 400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평가한다. 반면 미국은 2045년까지 350척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에 못 미친다. 목표 달성 전에 노후 함정 퇴역으로 미군 함대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커들 대장은 “산술적으로 중국의 함정 수가 미국을 능가한 것은 맞는다”며 “그러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미국이 바다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질적인 요소도 고려해야 하며, 함정이나 플랫폼이 고도의 주요 전투 작전, 치명적인 작전, 분산 해상 작전, 기동, 전쟁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전투 수행 능력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처럼 훈련하고 교육하고 느끼고 준비하고 기술을 배우고 운용하는 곳은 미 해군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했다.
커들 대장은 “그래서 미 해군은 방위 산업 파트너들과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특히 (배) 생산 라인에 들어가면 실제 무기 시스템이 인도되기 전에 수행해야 하는 시험 절차가 있는데 이런 과정이 너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간소화해 건조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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