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순방 '해외 유출'만 100조" …김동연 "우린 100조 유치 추진" 차별화 부각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규모가 105조 원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해외 기업 등의 100조 국내 투자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어 주목된다.
김동연 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기도 대표단은 지난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호주 시드니를 방문했다. 김 지사는 한·호 경제협력위원회(AKBC·Australia-Korea Business Council)를 방문했고, 호주에 진출한 경기도 기업인 현대로템을 방문해 수소모빌리티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호주가 수소·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철광석·석탄 등 전통적인 자원 강국인 점을 감안해 '케이(K)-배터리' 소재 공급망 협력, 탄소배출 제로 기술과 수소․재생에너지 등 호주와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김 지사의 민선8기 캐치프래이즈 중 하나는 '돈버는 도지사'다. 임기 내 투자유치 성과 100조 원을 목표로 한다. 김 지사는 SNS를 통해 방문 성과를 알리면서 "5조 3000억 투자 유치로 기후변화 대응의 새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짧은 이틀 간 호주 출장이었지만 큰 성과를 거뒀다. 호주 기업들로부터 에너지 전환과 폐기물을 활용한 순환경제부문에서 모두 5조 3천억 원의 투자 의향을 약속받았다. 당초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던 인마크글로벌사와 SPR사는 4조 3000억 원 추가투자 의향을 밝혔습니다. 경기도의 탈탄소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강력한 정책의지를 직접 확인한 결과"라고 전했다. 2022년 호주가 한국에 한 투자 규모가 2000억 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당초 약속한 1조 원은 한국에 하는 연평균 호주 투자의 5배 규모라는 게 김 지사의 설명이다.
특히 김 지사의 행보가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전환과 그에 따른 미래 기술 확보 등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주목된다. 중앙정부가 '탈탄소', '재생에너지'에 집중했전 전임 정부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핵발전소 중심의 '무탄소(CF) 연합'을 추진하는 것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에너지 시장은 RE100 등 재생에너지 확대 경향성이 강화되고 있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제한한 'CF 연합'은 국제 사회에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김 지사는 호주 기업인 등과 만난 자리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경기도는 이를 아주 좋은 기회로 활용해 적극적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새로운 산업 발전에도 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한국의 새로운 정부는 탈탄소,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해 상당히 거꾸로 가고 있고, 여러 가지 계획들도 정부 임기 이후로 미루고 있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을 갑자기 바꾸는 점을 우려하며, 그런 측면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도는 호주와 이런 부분에 대한 투자 확대나 협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정 출범 1년 만에 외자에서만 약 10조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돈 버는 도지사'의 이미지로 임기내 투자 유치 100조 원 달성을 위해 경제 부서만이 아니라 모든 부서 실국을 총력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조 원 투자 유치 목표는 구체적으로 △ 글로벌기업 유치 약 30조 △ 연구개발(R&D) 및 클러스터 유치 약 58조 △ 테크노밸리 등 조성 유치 약 37조 등을 제시한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4위 반도체 장비 기업(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에이에스엠엘, 램리서치, 도쿄 일렉트론)의 미래기술 연구소를 모두 경기도 내에 유치하고,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한 유수 기업(온세미, 린데 등)을 유치하는 등 도내 반도체 메가 벨트 마련을 위한 기반을 닦아 왔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잦은 해외 순방을 비판하면서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가 지나치게 과한 규모라고 지적한 바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대통령실의 '7조 해외 투자 유치' 홍보에 대해 "미국 투자 72조 원, 영국 투자 33조 원 등 105조 원의 해외 투자금을 단순 비교하면 약 열 배가 넘는다"며 "대통령실이 자랑하는 해외 투자 유치 성과가 무색해지는 막대한 해외 투자 유출"이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우리 기업의 막대한 해외 투자는 언급 없이,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 유치만 발표해서 국민의 착시효과를 노린 것이라면 참 나쁜 정치"라고 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도 지난 5월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당시 방미 기간동안 투자 유치를 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비판한 적이 있다. 김 지사는 "대통령이 7조 9000억 원 (투자 유치) 했다고 하는데 그중에 넷플릭스 3조 3000억은 콘텐츠에 관한 거니까 그렇게 크게 의미 있어 보이지 않다. 원래 넷플릭스는 8000억 정도 매년 투자를 하는 회사다"라며 "내용을 따져보면 제가 (방미기간 투자 유치를) 했던 4조 3000억 원은 순투자 유치"라고 했다.
[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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