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첫 정찰위성 발사 성공…北 감시할 ‘우주의 눈’ 확보 첫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위성, 궤도 진입 뒤 지상과 교신도 성공
전자광학·적외선 위성부터 발사한 이후
영상레이더 위성 순차적 추가발사 예정
이날 군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은 ‘425위성 EO(전자광학)/IR(적외선) 1호’로 명명됐다. 임무는 북한의 도발징후 탐지와 전략표적 감시다. 425위성 1호는 오전 3시 20분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425위성 1호를 실은 팰컨9 로켓은 발사 2분 18초만에 1단 엔진 연소를 마치고 11초 뒤 2단 엔진에 불을 붙였다. 이어 15초 뒤에는 페어링(위성덮개)을 분리했다. 위성은 발사된지 12분 16초 만에 로켓으로부터 분리돼 궤도에 안착했다. 국방부는 위성이 이날 오전 4시 37분쯤 해외지상국과의 최초 교신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위성 이름이자 프로젝트 명칭인 ‘425’는 정찰위성의 한 세트를 이루는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과 ‘EO 위성’을 비슷한 발음의 숫자로 표기한 것이다.
위성 본체는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주관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위탁 개발했다. 제작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위성 전문기업인 쎄트렉아이가 맡았다.
군 당국은 2020년대 중반까지 SAR 위성 4기도 순차적으로 지구 궤도에 올릴 방침이다. 총사업비는 약 1조 2000억 원 규모다.
30cm 물체 식별가능…美의존완화 기대
국방부는 “정찰위성은 ISR자산의 핵심 전력으로 종심지역과 전략표적의 도발징후 감시능력 증강을 통한 킬체인 역량 강화에 기여해 적을 압도하는 국방태세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영역이 우주로 확장되고 있는 국제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우주력을 강화하고 국내 위성 개발 경험 축적을 통한 우주강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군 독자 정찰위성 확보사업은 지난 2017년 말 시작돼 내년 말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앞서 정부와 군 당국은 기존 다목적실용위성 개발 경험과 민간 역량을 모아 길이 1m 미만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서브미터급’ 저궤도 광학/적외선 위성을 자체 개발했다. 이번 425위성 1호의 해상도는 ‘약 30cm급’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군 당국은 항우연과 국과연, 국가보안기술연구소(국보연) 및 국내 민간업체 간 협력을 통해 위성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위성 설계 및 조립시험 등을 100% 국산화했고, 주요 구성품의 경우 60~70%의 국산화율을 기록했다.
앞서 군 당국은 △군사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 △차세대소형위성 1호 △무궁화위성 5A호 △한국형 달궤도선(KPLO)도 이 로켓으로 쏘아 올렸다. 팰컨9 로켓은 그동안 246회 발사돼 244회(올해 8월 기준) 성공해 99.2%의 성공률을 보였다.
EO의 경우 비교적 또렷한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야간이나 악천후에는 운용이 제한된다. 반면 열 감지가 가능한 IR은 밤 시간대에도 영상을 찍을 수 있다. 군인들이 야시경(NVG)을 쓰고 작전을 펼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군 당국이 내년부터 쏘아올린 SAR 위성은 레이더에서 지상으로 전파를 쏴서 반사되는 신호를 모아 영상을 만든다. 기상조건과 밤낮에 관계없이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훈련된 전문가의 영상 분석이 필요하며, 레이더 전파의 탐지·교란에 취약한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정찰위성을 운용하는 국가들은 EO/IR 위성과 SAR 위성을 함께 쏘아올려 안정적인 감시·정찰 영상을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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