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연말의 책

출판 담당 기자에게 계절은 책으로도 옵니다. 신간 중 꽃 관련 책이 유난히 많으면 봄의 기척을 느낍니다. 여행 책이 눈에 많이 띄면 여름 휴가철이구나 싶고, 뜨개질 책을 보면 서늘한 가을 바람을 예감합니다. 술 관련 책이 잇달아 나온 걸 보고 연말이 왔구나, 생각했습니다. 다정한 이들과 술잔을 부딪치기 좋은 시기. 밖은 어둡고 차가운데 실내는 밝고 따뜻하고,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벗어놓은 외투 표면엔 싸늘한 바깥 공기가 아직 남아 있는데 한 모금 술로 몸을 덥히는 연말 모임을 상상해 봅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음악이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칵테일과 레코드’(진선books)는 LP 레코드 명반 70장과 어울리는 칵테일 140가지를 페어링(pairing·짝짓기)해 안내하는 책입니다. 미국의 베이스 연주자이자 칵테일 평론가인 안드레 달링턴, 음식 작가 테나야 달링턴이 함께 썼어요. 저자들은 ‘블루 크리스마스’ 등 히트곡이 포함된 엘비스 프레슬리의 크리스마스 앨범(1957)과 멀드 사이다(mulled cider)의 조합을 추천합니다. 멀드 사이다는 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음료인 애플 사이다에 정향을 촘촘히 박은 사과, 오렌지, 황설탕, 향신료인 올스파이스 등을 넣어 끓인 후 럼을 넣고 육두구와 시나몬 스틱을 장식해 만듭니다. 따뜻하며 향긋해 성탄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좋은 칵테일이죠.
스코틀랜드의 주류 평론가 이안 벅스턴이 쓴 ‘30초 위스키’(빚은책들)도 나왔습니다. 역사, 제조법, 지역별 특성 등 위스키 관련 상식을 정리했어요. “1924년에 일본 최초의 제대로 된 위스키 증류소가 교토 인근 야마자키에 세워졌다.” 요즘 우리나라서 인기 있는 일본 위스키에 대한 설명입니다. 캘린더에 송년회 약속이 빼곡한 12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술 즐기시길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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