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정심교 머니투데이 기자 수상

박정렬 기자 2023. 12. 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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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자협회가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23 과학언론의 밤' 행사에서 한국머크 바이오파마의 크리스토프 하만(가운데) 총괄대표가 정심교(오른쪽)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기자, 김진원(왼쪽)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기자에게 3분기 과학취재상의 머크의학상을 시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정렬 기자


한국과학기자협회가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개최한 '2023 과학언론의 밤' 행사에서 정심교(의료헬스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기자가 3분기 과학취재상의 '머크의학기사상' 부문을 수상했다.

정심교 기자의 수상작은 <한국서 공짜 진료받자. 중국 SNS에 건보 먹튀 꿀팁 줄줄이>란 제목의 기사로, 2018~2021년 4년 동안 중국인 가입자의 한국 국민건강보험 누적 적자 규모만 2844억원인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SNS에서 한국 건보의 본전을 뽑아먹는 꿀팁을 공유하고 있는 현실을 국내 최초로 발견해 파헤쳤다. 후속 보도가 이어지면서 '중국인 건강보험 먹튀' 현상의 사회적 여론을 환기했다.

정 기자는 10회 연속 관련 기사를 보도하며 보건복지부가 해당 기사들을 근거로 국회의원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그간 무임승차 논란이 컸던 외국인의 건보 피부양자 자격을 '국내 최소 6개월 이상 체류' 조건을 붙여 강화하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이 탄력을 받아 10월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 절차를 밟게 되면서 본회의만 통과하면 내년 개정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협회는 저널리즘, 홍보·소통 전문가 등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개별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메일 서류 심사를 진행해 영향력과 독창성, 접근방법 등을 토대로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평가에 참여한 심사위원은 "의학·바이오 분야에서는 재정 운영과 내국인과의 형평성 등 사회적 문제가 됐지만, 정치적 상황 등으로 제대로 이슈화되지 못했던 중국인 건보 먹튀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룬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보건의료 분야에서 깊이 있는 취재와 비판적인 보도로 의학 언론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의료 정책 발전에 기여했다"고 선정 사유를 설명했다.

정심교 기자는 수상 소감에서 "국내 언론사 최초로 중국 내 게시글을 포착해 10회의 '먹튀 시리즈'를 보도하며 단순히 건보만의 문제가 아니란 점도 명확히 했다"며 "이 기사가 입법화의 불쏘시개가 됐다는 점에서 기자로서만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각 수상자의 기사가 화면에 올랐다. 사진 속 화면은 정심교 기자의 수상작인 '한국서 공짜 진료받자. 중국 SNS에 건보 먹튀 꿀팁 줄줄이' 기사 본문.

이날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시상한 '기자가 뽑은 올해의 과학자상'은 김하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선양국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학자상 수상자는 협회 회원기자 3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서 선정했다.

김하일 교수는 에너지 대사, 비만, 당뇨 등의 질병 원인 규명과 치료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는 의사과학자로, 한국형 의사 공학자 양성, 의생명 정책 수립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선양국 교수는 안정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배터리 연구개발이 세계 표준 기술로 인정받음으로써 한국이 2차전지 선도국 반열에 오르게 한 주역이다.

한상욱 단장은 국내 양자 연구를 선도하고 양자 산업화에도 기여했으며, 어려운 양자기술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과학적 소통 노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한민국과학기자상'을 수상한 YTN 정혜윤 기자는 20년 이상 기상 분야를 담당해 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과학적 원리와 예측 정보를 담아 시청자 눈높이에 맞게 보도하고 전국 9000여 개의 CCTV를 확보해 실시간으로 정확한 재난 상황을 송출할 수 있는 재난보도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기상 재난 보도의 수준을 높였다.

한국과학기자협회가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23 과학언론의 밤' 행사 전경. /사진=박정렬 기자

'4분기 과학취재상'의 '과학환경기사상'은 기상, 과학, 농업과 경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취재원과 분석자료에 기반해 기후변화를 과학으로 풀어낸 김민경 KBS 기상전문기자의 '밥상으로 보는 기후위기보고서' 시리즈, 전국 악취 민원의 5년치 자료의 전수분석, 관련 담당자, 과학자와 인터뷰 및 현장취재, 해외 성공 사례 분석 등을 통해 대한민국 악취 현황과 해법, 출구 전략 등을 기사화하고 멀티미디어 자료로 제시해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낸 한국일보 미래기술탐사부(윤현종 외 3인)의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시리즈, 과학계 연구개발 예산 삭감 사태를 1·3면에 심층 보도해 과학계 R&D 예산 문제의 거대한 담론을 활성화시킨 계기를 만든 조선일보 테크부(황규락.유지한)의 '기초과학 R&D 예산 다시 늘린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 입찰의 공정성 의혹을 가장 먼저 심층적으로 보도한 이준기 디지털타임스 기자의 '항우연 핵심인력 대거 한화 이직 논란'이 선정됐다.

4분기 과학취재상의 '머크의학기사상'은 천연물 연구개발 현장을 취재하고 연구자와 릴레이 인터뷰를 보도함으로써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이데일리 바이오플랫폼센터(유진희 외 2인)의 '천연물, K바이오 도약 선봉' 연속보도에 돌아갔다.

과학언론 활성화와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시상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상'은 100여 편의 국내외 논문 발표, 대중 도서 집필, 미디어 강연 및 자문, 한국공룡연구센터 등 고생물학의 학술연구와 대중화에 진력한 허민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천문학자로서 유튜브, 방송, 강연, 학생 멘토링, 저술 등을 통해 대중과의 활발한 과학적 소통 활동을 펼쳐온 강성주 모어사이언스 이사가 수상한다.

또 과학 홍보 업무를 전담하며 적극적인 취재 지원 활동과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정보 제공으로 과학 보도 확산에 기여한 김회철 기상청 대변인, 김나영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홍보문화실장, 이종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대외협력실장, 이채원 한국원자력의학원 커뮤니케이션팀장도 과학커뮤니케이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재신 중앙대 교수는 "올 한해도 과학언론계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과학 분야의 중요한 이슈와 사안들에 대해 국민의 관심과 앎이 증가했다"라면서 "과학기술의 역할이 날로 증가하면서도 이와 관련된 다양한 위험 역시 늘고 있어,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지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현시점에서 과학과 대중 사이를 이어주는 중개자로서 과학기자의 지속적인 역할과 노고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선정한 3분기 과학취재상 수상자인 양자기술이 미래다'의 김진원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기자, 과학언론의 발전과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이영완 조선비즈 과학에디터(전 한국과학기자협회장)도 공로패를 받았다.

과학언론상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 한국머크 바이오파마가 후원한다. 한국과학기자협회는 선정된 과학취재상 기사를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우수 의과학 기사' 코너를 신설했다. 또 과학 의학 유관 및 연구기관, 언론매체 등을 대상으로 메일링 서비스로도 배포하고 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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