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음바페 한글 유니폼 공개...'이강인 효과' PSG, 주말에 한글 유니폼 입는다
[포포투=김환]
파리 생제르맹(PSG)이 주말에 특별한 유니폼을 입는다.
PSG는 3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르아브르에 위치한 스타 드 오세안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14라운드에서 르아브르 AC와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PSG는 승점 30점으로 리그 1위, 르아브르는 승점 16점으로 리그 8위에 위치해 있다.
이날 PSG 선수들은 한글로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뛸 예정이다. PSG는 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르아브르와의 경기에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한글로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뛸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PSG는 공식 SNS에 한글로 된 이름을 유니폼에 마킹하는 과정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팬들을 설레게 했다.
이강인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이강인은 PSG에 입단한 이후 마케팅 면에서 구단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프랑스 매체 ‘Le10sport’는 “이번 여름 마요르카에서 합류한 이강인은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시작했다. 또한 마케팅 차원에서 봐도 PSG가 이강인을 영입한 건 성공적이다. 이강인이 PSG에서 가장 많은 유니폼 판매량을 기록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PSG 오피셜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유니폼 판매량 중 이강인 유니폼의 지분이 상당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Le10sport’에 의하면 이강인의 유니폼은 음바페의 유니폼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네이마르와 리오넬 메시가 떠난 뒤 스타 플레이어들이 줄어든 PSG에서 음바페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니폼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팬들만 보더라도 이강인의 PSG 유니폼을 구매하려는 팬들이 상당히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시즌 초반에는 웃돈을 얹어서라도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다.
또한 아시아 마케팅 측면에서도 이강인은 효과를 내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여름 PSG의 아시아 투어 기간 동안 상당한 인기를 자랑했다. 한국만이 아니라 PSG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강인은 많은 일본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근접 국가인 한국 출신이자 같은 아시아 출신 선수라는 점에서 일본 팬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프랑스 ‘RMC 스포츠’가 이를 조명했다. 매체는 “파리에서 서울까지, 이강인에게 미치다. 이강인은 파르크 데 프랭스와 한국에서 인상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분명히 구단의 사업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라며 PSG의 비즈니스 책임자인 마크 암스트롱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암스트롱은 “한국은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PSG의 세 번째 시장이 됐다. 우리는 X(전 트위터)에서 세 번째로 많은 한국인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1월에 한국에 스토어 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 측과의 새로운 파트너십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한국을 다시 방문해 경기를 치른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아시아에서 자리를 잘 잡은 상태다. 아시아는 이미 큰 시장이지만, 한국에서도 성장하는 게 구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암스트롱이 파르크 데 프랭스를 찾는 한국인 팬들이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다만 암스트롱은 이강인 영입이 성공적인 투자였냐는 질문에 “이적의 성공은 경기장에서 판단할 일이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아직 평가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라고 했다.
암스트롱의 예상처럼 파르크 데 프랭스를 방문하는 한국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손흥민이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런던을 찾듯, 많은 팬들이 유럽 여행 일정에 파리를 추가한다. 이강인이 아직 PSG에서 확실한 주전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이강인의 경기를 보려고 파리로 향하는 한국 팬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다.
이강인 효과는 축구 외적으로도 느낄 수 있다. 이강인이 PSG에 입단한 이후 PSG에 대해 관심을 갖는 국내 팬들이 부쩍 늘었다. 이강인의 등번호와 이름이 마킹되어 있는 유니폼을 구매하는 사람들이나 SNS에서 PSG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강인을 향한 관심이 자연스레 PSG로 이어진 결과다.
PSG는 이전에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티아고 실바, 에딘손 카바니,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했던 팀이지만, 특정 국가의 팬들에게 지금과 같은 수준의 관심을 끈 적이 없다. 이강인 한 명을 영입한 효과가 엄청나다는 걸 느끼고 있는 PSG다.
또 다른 프랑스 매체 ‘20minutes’는 “과거에는 한국인들이 PSG에 관심이 없었다. 여름에 이강인을 영입하자 새로운 팬이 대거 유입됐다. 경기가 있는 날 파르크 데 프랭스를 돌아다니면 이강인과 그의 등번호 19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태극기를 들고 있는 한국인 팬을 만날 수 있다”라며 한국 팬들이 순식간에 늘었다는 점을 조명했다.
이어 “파리에 본사를 둔 여행사인 앙트르 파리의 대표는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싶다는 한국 관광객들의 요청을 많이 받는다”라며 이강인이 있다는 이유로 파르크 데 프랭스가 관광 패키지에 포함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PSG보다 앞서 이강인 효과를 체감한 구단이 있다. 바로 스페인 라리가의 마요르카다. 마요르카는 이강인이 스타로 떠올랐던 지난 시즌 이강인 효과를 실감했다. 마요르카의 연고지가 섬인 데도 불구하고 이강인을 보기 위해 많은 한국 팬들이 마요르카를 방문했고, 그만큼 이강인의 유니폼 판매량도 고점을 찍었다. 경기적으로나 마케팅적으로나 팀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선수가 바로 이강인이었다.
최근 이강인이 마요르카의 홈 구장인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익스를 방문했을 때 팬들의 반응에서 마요르카가 얼마나 이강인을 그리워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적한 뒤 약 4개월 만에 친정팀의 홈구장인 손 모익스를 찾은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관중석에 앉아 현재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마요르카를 응원했다.
마요르카 팬들의 반응이 재밌었다. 마요르카 팬들은 SNS에서 “이강인이 마요르카를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강인을 납치하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시즌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마요르카를 9위까지 끌어올린 이강인을 그리워하는 반응이었다.
라리가 공식 계정도 이강인의 마요르카 방문을 조명했다. 라리가는 공식 SNS 계정에 이강인이 경기장을 방문해 경기를 관람하는 영상을 올리며 “특별한 손님이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익스를 방문했다”라고 했다.
이강인의 인기는 실력에서 나온다. 합류 초기에 당한 부상과 지난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 등으로 인해 한동안 PSG에서 뛰지 못하던 이강인은 아시안게임과 국가대표팀 경기 이후 PSG로 돌아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리그앙에서 첫 공격 포인트와 득점을 기록했고, 자신이 꿈꾸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골맛을 봤다.
물론 우여곡절도 있었다. 이강인은 지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UCL 조별리그에 선발로 출전해 82분을 소화했는데, 경기 후 혹평을 받았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와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에게 평점 4점을 줬다. 이중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은 비티냐를 밀어내고 선발로 출전했지만, PSG에 입단한 이후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평소에 비해 활약도 좋지 않았다. 기술적 낭비도 있었고, 패스와 크로스 실패도 상당히 많았다. 활동량은 좋았지만 결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노력했지만 결국 아센시오와 교체되어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90min’ 프랑스판은 이강인에게 평점 5점과 함께 “평소보다 영향력이 적었다. 결정적인 패스를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제로 패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활동량은 좋았다”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혹평과는 달리 이강인의 평점은 준수한 편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은 이강인에게 7.3점을 줬다. 동점골을 넣은 음바페가 8.5점, 파비안이 8.1점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이강인의 평점은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경기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강인은 활약할 만한 기회가 적었다. 이강인은 4-3-3의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는데, PSG는 대부분의 공격을 오른쪽 측면을 통해 시도했다. 그도 그럴 게 오른쪽에는 공격에 특화된 풀백 하키미가 있었고, 모나코전에서 득점을 비롯해 좋은 활약을 펼친 뎀벨레도 있었다. 하키미의 폭발적인 공격 능력과 뎀벨레의 상승세를 믿어보겠다는 계획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뎀벨레와 하키미는 받은 기회에 비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강인은 이런 와중에도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공격 상황에서는 연계와 때로 나오는 날카로운 패스를 동료들에게 연결했고, 세트피스도 처리했다. 이날 이강인은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8회의 패스를 시도했고, 박스 안에서 6회의 터치를 기록했다. 기회 창출은 1회, 패스 성공률은 93%였다.
수비 시에는 높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까지 커버했다. 압박에도 적극적이었고, 박스 안까지 들어가 태클로 상대 슈팅을 막아냈다. 이강인의 수비 기록은 태클 성공 2회(4회 시도), 인터셉트 2회, 리커버리 7회였다. 지상 경합에서도 9회 중 4회 성공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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