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사칭’ 9억 원 가로채…‘로맨스 스캠’ 주의

김민지 2023. 12. 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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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온라인으로 만나 호감을 산 뒤 돈을 가로채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이 최근 부쩍 늘고 있습니다.

경남에서는 외국 항공사 기장을 사칭해, 여성 4명으로부터 돈을 가로챈 남성이 구속됐는데요.

확인된 피해 금액만 9억 원이 넘습니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7년 전, 온라인 채팅 앱으로 50대 남성을 알게 된 여성 A씨.

이 남성은 자신이 외국 항공사 기장이며, 수억 달러 자산가라고 소개했습니다.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비행 일정을 상세히 알리고, 체류 중인 도시명을 언급하며 의심을 피해갔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전 그 사람의 말을 다 믿었으니까요. 항공 관련된 지식도 많았고, 그 사람이 했던 말들을 찾아보면 진짜 그 말이 (맞더라고요.)"]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 건 연인 관계가 된 지 열흘이 지났을 무렵, 자산인 달러가 동결됐다며, 생활비와 의료비 명목 돈을 요구했고, 금액도 점점 커졌습니다.

경찰에 구속된 50대 남성은 A씨를 포함한 여성 4명으로부터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확인된 피해 금액만 9억 8천여만 원입니다.

피해자들에게 매번 국제전화를 걸어 의심을 피했는데, 실제로는 발신자 번호 조작 앱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번호를 바꾸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데도, 해외에서 전화가 온 것처럼 번호가 바뀌었습니다.

국가정보원이 111 콜센터로 접수한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최근 6년 동안 140억여 원, 올해만 48억 원대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데이트 앱 사용이 늘면서 피해도 는 겁니다.

[권현성/김해중부경찰서 수사5팀장 :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문화가 비대면 접촉을 통해서 먼저 알아간 다음에 만나는 그런 문화가 일반화되어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로는 정말 로맨스 피싱 (신고) 자체가 상당히 많이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피의자들이 도용한 신원과 계정을 사용하는 데다 뒤늦게 피해 신고가 이뤄져 추적이 쉽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백진영

김민지 기자 (mzk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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