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유해 파주 안장 계획에 민주·시민단체 “역사적 죄인, 용납 못해”

이동준 2023. 12. 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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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시민단체 “장산리에 전두환 묻힐 자리 없다”
2021년 11월 27일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를 경기 파주시에 안장하겠다는 유족의 계획에 반발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파주 시민단체 역시 “장산리에 학살자 전두환이 묻힐 자리는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021년 11월 23일 사망한 전 전 대통령의 유해는 서울 연희동 자택에 임시 보관 중인데 유가족들은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 안장하기 위해 사유지 매입 등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생전 회고록을 통해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며 "그 전에 생이 끝난다면 북녘 땅이 바라다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기어이 통일의 그날을 맞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전 대통령 유해의 파주 안장과 관련 윤후덕, 박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적 죄인 전두환 유해의 파주 안장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원들과 파주시의원들이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 안장될 것이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며 "민주당은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은 대한민국 광주를 피로 물들인 폭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7년 후퇴 시킨 독재자, 그러면서 죽을 때까지 역사 앞에 광주 앞에 사과 한마디 없었던 자"라며 "그런 자가 무슨 자격으로 파주로 오겠다는 건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또 "전두환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고 5·18 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군사반란죄, 내란죄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자"라며 "묏자리가 무려 1700평에 땅값만 51억원이라고 하는데 이를 어느 국민이 용납할 수 있겠나"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생전 회고록을 통해 남긴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라는 헛된 꿈은 지금이라도 버리길 바란다.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런 꿈을 꾸었는가"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북한과 적대적이지 않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고 탱크와 장갑차로 권력을 찬탈했던 독재자가 통일을 맞이하고 싶다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며 "38선을 넘나드는 철새들이 웃고 지나갈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서라도 전두환은 절대 파주에 묻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파주는 전두환을 받아들일 수 없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막아낼 것"이라며 "유족들은 파주를 역사적 죄인의 무덤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겨레 하나 파주지회 등 경기 파주지역 11개 시민단체는 전날 오후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파주 문산읍 장산리 매장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연 시민단체들은 "전두환은 북한의 남침 위협을 1979년 12·12 쿠데타의 명분으로 삼았고, 이듬해 5월 광주시민들의 무장 진압도 정당화했다"면서 "학살자 전두환의 파주 매장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장산리는 임진강과 북녘땅 개성이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조망을 갖춘 장소이자, 각종 평화통일 행사를 열어왔던 남북 화해의 상징적인 장소로 그 의미가 파주시민들에게 남다른 곳"이라며 "그런 장산리에 쿠데타, 광주학살, 군부독재, 민중 탄압의 상징인 전두환이 묻힐 자리는 없다. 나아가 파주 그 어디에도 학살자 전두환을 편히 잠들게 할 곳은 없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모든 이들의 마음을 모아 전두환 유골의 장산리 매장을 반드시 막아내자"며 "파주시장은 한반도 평화 수도 파주시라는 이름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전두환의 매장에 동의해서는 안 되며 지금 당장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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