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다 해봤지만”…지쳐가는 전세사기 피해자들
[앵커]
피해 액만 7백억 원이 넘는 수원 전세사기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임대인 정 모 씨 부부가 오늘(1일) 구속됐습니다.
정 씨 부부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김화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관문에 붙은 강제 경매 통지서.
전세 보증금 2억 2천만 원을 내고 이 집에 사는 김은섭 씨는 이 통지서를 볼 때마다 가슴이 콱 막힙니다.
[김은섭/경기 화성시 : "진짜 시작했구나 큰일 났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늘이 무너졌죠. 집에 들어가기도 싫었어요, 사실은."]
집주인은 '수원 전세사기'의 피의자 정 씨가 세운 부동산 법인.
내용증명 발송과 형사 고소, 임차인 등기까지 했지만 암담한 현실은 어쩔 길이 없습니다.
[김은섭/경기 화성시 : "막 알아보고 공부하고 인터넷 보고 이렇게 했는데도 결국에는 답이 없더라고요. 구제 받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린 거죠."]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이후,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지금까지 9천여 명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로 인정돼도 막막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보증금 1억 5천만 원을 내고 빌라에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두 달여 만에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 받았지만 지원 받을 수 있는 건 대출 뿐입니다.
[A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저희한테 도움 되는 건 진짜 아무것도 없는 거죠. 뭐 경매를 해라 아니면 대출을, 추가 대출을 해 줄 테니까 그걸 평생 갚아라 밖에 없고..."]
이 마저도 요건이 안 돼 못 받은 경우도 많습니다.
전세 보증금 2억 6천여만 원을 떼인 이 30대 남성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지원되는 무이자 대출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살던 집이 경공매가 끝나지 않은 건물이라는 이유였습니다.
[B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이사 와 가지고 애도 생기고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엄두도 못 내죠. 투잡을 하던가 그래 가지고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거죠."]
언제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지, 피해자들은 피말리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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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hwa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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