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한 호가에 얼어붙은 거래…집값 2차 조정기 시작되나
11월 넷째주 아파트값 0.01% 하락
6월 이후 23주 만에 상승세 꺾여
서울은 보합…강남권은 하락세
올 초 규제 완화 후 두 자릿수 뛰어
대출 등 축소로 매수자들 ‘관망세’
내년 초까지…내림폭은 작을 듯
최근 전국 집값이 5개월 만에 하락으로 전환하고, 매물이 쌓이면서 부동산시장이 ‘2차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단기간에 이뤄진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 고금리 장기화 및 특례보금자리론 축소 등 대출규제 강화가 집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다만 조정을 받더라도 가격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지난 6월 셋째주 이후 23주 만에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28주간 이어지던 상승을 멈추고 보합(0.0%)으로 전환됐다.
특히 상반기 반등세를 주도한 ‘집값 바로미터’ 서울 강남권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주 31주 만에 하락 전환한 강남구는 지난주보다 하락폭(-0.02%→-0.04%)이 더 커졌다. 서초구 역시 지난주보다 0.02% 하락하며 내림세에 합류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6일 3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9월 전고점(43억원)보다 4억5000만원 떨어졌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19㎡도 지난달 3일 직전 실거래가(35억5000만원)보다 2억7000만원 낮은 3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살 사람은 없는데 팔려는 사람은 늘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8518건으로, 1년 전(5만4211건)보다 44.8%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313건으로, 5개월 만에 3000건 밑으로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중개사는 “추석 이후 호가가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전고점에 비해서는 수억원씩 떨어진 거래가 늘고 있다”고 했다. 마포구 B공인중개사는 “상반기 급등한 호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보니 거래는 끊기고 매물만 쌓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올해 초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단기간에 급반등한 집값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 편차가 크긴 했지만 선호도가 높은 서울 아파트의 경우 올해 실거래가가 10% 넘게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의 누적상승률은 약 13.4%다. 이는 지난해 하락분(-22.2%)의 절반 이상을 회복한 것이다.
여기에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종료를 비롯한 정책대출 축소 영향까지 겹치며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짙어졌다. 전문가들은 아파트값 하락세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다만 ‘1차 조정기’였던 지난해보다는 조정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내년에 신생아특례대출과 청년청약통장이 대기 중이고 전셋값 상승, 금리 안정, 공급물량 감소 등 다양한 호재도 있다”면서 “큰 폭의 가격 하락보다는 ‘상저하고’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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