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서 내린 이동관…언론장악 기차는 계속

이두리·탁지영 기자 2023. 12. 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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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사의…윤 대통령 재가
여당 “국회의장 사퇴” 요구…검사 탄핵 규탄도
국회 탄핵 표결 앞두고 전격 사퇴
총선까지 방통위 기능 유지 ‘꼼수’
민주당, 검사 2명 탄핵안은 처리
회견장으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사퇴한 1일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야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재발의한 검사 2명(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사퇴를 ‘뺑소니’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편향된 국회 운영을 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은 이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하여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전날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9일에 이어 민주당의 이 위원장 탄핵 계획은 두 번째 무산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반 부처의 경우 장관이 탄핵을 당해도 차관이 대행을 할 수 있지만, 방통위 같은 위원회 조직은 위원장이 탄핵을 당하면 조직 전체의 기능이 마비돼 버리기 때문에 빨리 면직 처리하신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 기자실을 찾아 사퇴 이유와 관련해 “국가와 대통령을 위한 충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되고,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도 전면 마비된다”면서 “내가 희생하더라도 피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라고 밝혔다. 그는 “언론 정상화 기차는 계속 달릴 것”이라고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 본청에서 대정부 규탄대회를 열고 윤 대통령을 겨냥해 “방송 장악을 위해 그리고 이동관의 아바타를 임명하기 위해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고 사퇴시키는 꼼수로 국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헌법을 유린하고 범죄 혐의를 저지른 고위공직자에 대한 법적 처리를 대통령이 방해한 것”이라며 “제2의 이동관, 제3의 이동관을 모두 탄핵시키겠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탄핵의 기본적 조건도 갖추지 못한 (탄핵안을) 정치적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여서 예산 국회를 앞두고 국회 일정에 차질을 초래하고 국민에 우려를 끼쳤으면 사죄하고 반성하는 게 정당의 기본 태도”라고 비판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검사 2명 탄핵소추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손 검사 탄핵소추안은 재석 180명에 찬성 175표, 반대 2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통과됐다. 이 검사 탄핵소추안은 재석 180명에 찬성 174표, 반대 3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손 검사에 대해서는 ‘고발 사주’ 의혹을, 이 검사에 대해서는 자녀 위장전입 의혹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각각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이 검사는 최근까지 수원지검 2차장검사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사건의 수사를 지휘해왔으나, 범죄기록 무단 조회 등 의혹이 제기돼 최근 직무대리 발령이 내려졌다. 현직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은 지난 9월 민주당이 ‘검사 안동완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두 번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가 김 의장의 편파적 국회 운영으로 인해 열렸다며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본회의 개의 직전 비상 의원총회를 연 뒤 국회의장실 앞으로 이동해 복도를 점거하고 “중립 의무 망각한 국회의장 사퇴하라” “탄핵 중독 의회 폭거 민주당은 사죄하라” 등 구호를 제창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본회의 후 검사 탄핵 규탄대회에서 “도둑을 수사하는 경찰에 대해 그 도둑이 경찰관을 쫓아내겠다는 몰상식한 일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두리·탁지영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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