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부부 구하고 순직한 20대 소방관…“사명감 깊었던 친구”
[앵커]
창고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했던 20대 소방관이 현장에서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후 계속 불을 끄다가 숨졌습니다.
성실하고 사명감이 투철했던 제주 청년 임성철 소방교입니다.
안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정집 옆 감귤 창고가 시뻘건 불길로 뒤덮였습니다.
거센 기세로 타오른 불길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속절없이 무너집니다.
창고 옆 가정집에 살던 80대 노부부는 119구조대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지만, 소방관 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9살 임성철 소방교입니다.
화재를 진압하던 임 소방교는 약 3미터 높이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머리를 크게 다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급대원인 임 소방교는 불길이 바로 옆 감귤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재 진압을 돕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정효/서귀포경찰서 형사팀장 : "젊은 나이에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일어났는데 지금 이제 국과수하고 소방, 경찰에서 합동으로 감식 중에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구하려다 하늘의 별이 된 고 임성철 소방교, 2019년 경남지역에서 소방관이 된 뒤 2년 전 다시 임용시험을 치러 고향 제주에 온 열정 많은 청년이었습니다.
나이는 어렸지만 그 누구보다 사명감이 강했다고 동료들은 기억합니다.
[동료 소방관 : "성실하고 사명감 깊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그런 직원이었습니다."]
임 소방교의 순직에 소방청 SNS엔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 "머리 숙여 당신의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는 애도의 글들이 이어졌습니다.
소방관 꿈을 이룬지 겨우 5년 만에 가족과 동료의 곁을 떠난 임 소방교, 윤석열 대통령은 임 소방교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습니다.
소방당국은 내일(2일)부터 사흘간 시민분향소를 운영하고, 오는 5일 제주도장으로 영결식을 치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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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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